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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3 하얀 기침이 터져나올 때

하얀 기침이 터져나올 때w. Ophediea PC 라이너 바슈케KPC 밀리나 베커 하얀 기침이 터져나올 때W. Ophediea KPC. 밀리나 베커 PC. 라이너 바슈케 . . :그해 가을, 런던은 간헐적으로 오던 부슬비 한 번 내리지 않을 정도로 건조했습니다.마주치는 사람들의 인사가 바뀌었을 정도로 날씨는 한동안 화제였죠. 그야, 한 달 넘게 제대로 된 햇빛을 보지 못 했을 정도로 무거운 구름이 꼈는데도 비가 내리지 않았는걸요.하지만 도시에서 날씨는 그저 찰나의 관심거리였을 뿐, 며칠이 지나자 사람들은 여느 때와 같은 나날을 보냅니다.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 가득한 하늘 아래, 길게 뻗은 거리는 행인들의 발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낙엽이 지기 시작하자 기침 소리가 도시에 가득해졌습니다. 폐결핵이..

백업_1 2025.06.09

250104 설국

250104 설국PC 루이 르슈타인KPC 시몽 리브르 ----  당신은 어느 조용하고 편안한 기차 안에 앉아있습니다.  어제 눈이라도 내린 것인지,  창밖의 세상은 온통 새하얗게 물들어 있습니다.  설국이라 표현해도 좋지 않을까요.  지나다니는 사람 없이 새하얗게 물든 산과 들,  야트막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당신은 고요하다는 표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정갈하고 고요한 겨울 풍경이군요.  당신이 앉은 객실은 특실인 것 같습니다.  좌석은 넓고, 좌석과 좌석 사이 거리도 제법 확보되어 있습니다.  의자를 뒤로 젖힌다든지, 발을 조금만 움직여도 앞좌석을 차게 된다든지 하는 문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기차 특유의 소음도 적습니다.  어쩐지 잠이 오는 것 같은 진동과 약한 소음 정도..

백업_1 2025.01.27

221223 12시의 도밍게즈 Ch. 1

12시의 도밍게즈Ch. 1 시계바늘의 방향w. team LaputaPC(카운터) 시몽 리브르KPC(타이머) 루이 뒤모레 ----- 날선 바늘의 끝은정확히 우리를 가리켰다. 12시의 도밍게즈 ㅡChapter 1. 시계바늘의 방향ㅡ TIMER. Louis Dumoret   CONTER. Simon Livre ...... ...... “다가오는 마지막 계절에, 세계가 멸망한다.” 초봄의 건조한 바람을 타고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출처 모를 소문이었지만 사람들이 불길하게 쑥덕거리기를... 그것은 소문이 아니라 예언이라고요. 2052년 12월 31일 23시 59분. 지구 멸망까지 이제 1년이 채 남지 않았으니 도밍게즈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질 일만 남았다고...

백업_1 2025.01.24

220924 도화영홍 (1/3)

220924 도화영홍w. CleefPC 윤화영KPC 연선화   바라건대, 그저 그대 곁에 있게 하소서 桃化英紅 KPC. 연선화PC. 윤화영 ...... ...... 도화국 185년 모월 모일, 오늘도 도성 안 저잣거리에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요란합니다. 나라가 저주 받았으니 복사꽃이 피어나는 때 기어이 붉도록 멸망하리라. 언제부터 시작된 소문일까요? 며칠 사이 온 도성에 퍼진 이 소문은 아무리 이 나라 가장 높은 곳에 앉은 그대라 하여도 무시할 수 없는 종류의 것입니다. 진정으로 이 나라가 멸망하려는 것일까요? 연선화:전하,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윤화영:뻔히 보이면서 묻는구나. 왜, 심심한가? 연선화:(할 말을 잃은 듯 화영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제 눈이 멀어버린 모양이죠. 윤화영:그럴 만하지..

백업_1 2025.01.15

230515 몽중유람 (2/3)

230515 몽중유람w. CleefPC 윤화영, KPC 연선화  그대여, 그 꿈결을 넘지 마오 夢中遊覽 KPC. 연선화PC. 윤화영 ━━━━━━━⊱❀⊰━━━━━━━  상인:베개 사세요! 막 잡은 오리털을 넣은 이불도 있습니다! 태사령께서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더 추울 거라고 했단 말입니다!  행인:(껄렁한 어투로)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어? 엉? 태사령 사촌이라도 되나?  상인:갑자기 웬 시비요? 가던 길이나 갈 것이지... 재수없게!퉤.  행인:뭐야? 재수가 없어? (싸우려는 듯 팔을 걷어붙인다.)  소청수:워, 워. 진정들 하시지요. (싸우는 상인과 행인 사이로 자연스럽게 끼어든다. 과장된 몸짓으로 베개며 이불 따위를 둘러보다가 파란 베개 하나를 가리킨다.) 나으리. 이 베개가 참으로 곱지 않습니까?..

백업_1 2025.01.15

230601 낙영난상지 (3/3)

230601 낙영난상지w. CleefPC 윤화영KPC 연선화   그 모든 날을 건너,다시 한 번 그대에게로 落英難上枝 KPC. 연선화PC. 윤화영 …… …… 눈을 떴을 때는 온통 어둠뿐인 곳이었습니다. 깜박, 깜박. 눈을 감았다 떠도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저 그대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더라… 돌이켜보면 기억 속 마지막 순간이 흐릿합니다. 몸에 잔상 처럼 남아있는 고통을 밧줄 삼아 겨우 어렴풋한 흔적을 쥐어 잡으면ㅡ 그제서야 돌연 눈앞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아니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요? 붉게 빛나던 도화(桃華)의 하늘, 수없이 떨어져 내리던 불덩이들. 그것들을 겨우 어떻게든 떼어놓았더니 그 다음에 따라온 것은 잔혹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대는 ..

백업_1 2025.01.15

220307 구원찬가

220307 구원찬가w. 심연PC 라이너 바슈케KPC 루이 르슈타인  위대하신 그분을 위해 영광스러운 그분을 위해 속죄하고, 경배하고, 찬미하라. [구원찬가]  ⚝  첫 번째 날 스테인드글라스가 찬연한 빛을 반사합니다. 방의 한 가운데, 노란 로브를 입은 중년의 신관이 앉아있습니다. 그의 오른손 약지에는 두 개의 별이 그려진 금반지가 끼워져 있네요. 그렇습니다. 당신의 눈 앞에 있는 자는 이단심문관인 '조율자'들을 관리하는, 카르코사 교단의 '두 번째 별'입니다. 그런 그가 당신을 자신의 방으로 부른 것은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이단에 관한 문제겠지요.  두 번째 별: (창에 끼워진 스테인드글라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 지상은 지고하신 그분을 위한 새장이나 다름없지.그런데.....

백업_1 2025.01.07

231106 White Column

----  White Column  w. 성경  PC 코스모 로모프, KPC 세묜 세즈냐코프  ----  ...  ...   현재 모스크바 상공에서 기이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칠흑의 연기를 뿜어대는 약 100미터 정도 크기의 촉수가   오스탄키노 타워를 삼킨 채 하늘로 점점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이것을 전세계적 재난으로 판단했으며,   괴생명체의 목적과 의도를 파악할 동안 긴급히 우랄 산맥 서부 일대에   계엄령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시길 바라며,   소식을 확인할 수 없는 주변인들에게 이 위험을 전달하고......  ...  속보가 나온 지 며칠 뒤.  그 검은 물체는 비대해지다 못해, 기어코 하늘을 덮고 전세계를..

백업_2 2024.02.06

231008 벌칸의 기도문

----  벌칸의 기도문  PC 루이 르슈타인  KPC 시몽 리브르  ----  눈이 내립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폭설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한 사실은 당신이 이 겨울을 헤매는 중이라는 거고,  동행인은 없으며,  세상이 옛적에 멸망했다는 것이지요.  꿈을 꾸면 나오는 지긋지긋한 세계 멸망에 관한 신파극.  놀랍게도 멸망의 주체는 당신이었으나, 지금의 당신은 그 시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라 봄이 무방합니다.  그러나 무슨 일에선지 기억은 계승되었고...  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당신은 지금 살아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서. 다시 태어남으로.  기억이 계승된다는 건 기억에서 비롯된 감정 또한 계승됨을 의미할까요.  기억합니다. 칼을 들어 당신의 심장..

백업_1 2023.10.23

230918 마녀의 고해

----  '난 이 세상의 마지막을 너와 맞이하고 싶었어'  마녀의 고해  w. 숑곰  PC 루이 뒤모레  KPC 시몽 리브르  ----  과거에는 화려한 축제가 벌어졌을 이곳은  퀴퀴한 냄새만을 풍기는 시커먼 마을로 돌변한 지 오래입니다.  절박한 인간은 신에게 매달립니다.  살아남은 몇몇 이들은 성당에 드나들며  기도를 합니다.  세계를 구해달라고. 나를, 우리를 구해달라고.  성당에는 신부 한 명만이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죽었거나, 마을을 떠났었죠.  처음 그가 왔을 때는 어쩐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지만  성당은 당신이 자란 곳이었고,  게다가 그곳에는 당신을 매혹시키는 책들도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당신은 수도사니까요.  성당에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레 그와 친해졌습니다...

백업_1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