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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6 로튼 티스

솔찬--* 2025. 9. 24. 14:44

221026 로튼 티스 ROTTEN TEETH

w. 상어

PC 시몽 리브르  KPC 루이 뒤모레

 

 

 

......

 
......
 
이곳은 당신의 암굴입니다.
 
수만 년 동안 엄선한 증오와 분노가 거품 일며 들끓고
 
원한과 회한이 바닥을 기어다니는 곳.
 
이곳에서 얼마나 오랜 세월을 머물러 있었던지요.
 
이따금 인간들의 소원을 들어주러 지상에 올라갔던 것을 제외하곤 당신은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곤 했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하던 중이었나요?
 
시몽 리브르:(베개를 끌어안고 널부러져 있다.)
 
베개가 참 푹신합니다.
 
당신은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어요.
 
시몽 리브르:
듣기
기준치: 55/27/11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오늘도 어김없이 당신의 이름을 외치는 수백, 수천 인간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제대로 들리지는 않지만요.
 
소원을 들어달라던가, 누구를 죽여달라던가 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어쩜 저리 변하지를 않는 걸까요?
 
오늘도 지루한 하루가 계속되려던 찰나...
 
작은 목소리가 당신을 호명합니다.
 
수 많은 인간들이 내뱉는 저주의 언어들 속에서도
 
그 목소리가 당신의 심장에 와 박힌건 왜일까요?
 
저 작디 작은 목소리가 수천, 수만의 목소리를 뚫고 당신의 귓가에 닿은 것은
 
그 음성이 사무치는 슬픔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일까요?
 
그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사그러질 듯 미약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기 때문일까요?
 
귀 아프도록 고함치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말이에요.
 
어찌 되었든, 흥미롭습니다.
 
저 고요한 음성 아래에 얼마나 깊은 심연이 자리하고 있을런지!
 
저 자의 영혼을 꿀꺽 삼키면 어떤 맛이 날까요?
 
앳된 목소리 만큼이나 달콤하고 신선할 것이 분명합니다.
 
시몽 리브르:(어리고 순진한 것들은 예나 지금이나 흥미를 끈다.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베개에 파묻혀 있던 몸을 일으켜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한다.)
 
당신은 지난 수 백 년동안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킵니다.
 
아무래도 ‘저것’을 맛봐야겠어요.
 
......
 
......
 
목소리를 따라 당신이 도착한 곳은...
 
이제는 감옥으로 쓰이고 있는 수도원입니다.
 
먹구름이 낮게 포복하는 밤,
 
세찬 소나기가 퍼붓고 이따금 솟아오른 벼락이 어둠을 밝힙니다.
 
새하얀 뇌전에 눈앞의 광경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창문을 덮고 있던 검은 천들은 찢어진 채입니다.
 
도둑이라도 든 듯이 헤집어진 방은 난잡하고
 
바닥에는 딱딱하게 굳은 빵과 부서진 그릇, 작은 조각상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습니다.
 
피로 그린 [ 마법진 ] 위로 끔찍한 몰골의 [ 시체 ]가 쓰러져 있군요.
 
무너진 [ 책더미 ], [ 깨진 창문 ], 다리 하나가 부러져 기운 [ 테이블 ], [ 잠긴 문 ] 따위도 눈에 들어옵니다.
 
시몽 리브르:맑은 목소리를 들었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자 흥미가 식은 얼굴로 마법진 위의 고깃덩이를 툭툭 차본다.)
 
마법진의 정중앙에는 시체가 쓰러져 있습니다.
 
이 시체는 남자일까요, 여자일까요?
 
어린 아이일까요? 아니면 노인일까요?
 
알아보기가 힘들군요.
 
채찍과 칼자국이 남은 피부는 붉은 근육과 속살을 드러내고 있고
 
그나마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은 눈조차 다 감지 못한 채입니다.
 
새까맣게 죽은 눈 주위로 눈물이 말라 붙어있습니다
 
이미 숨이 끊어진 모양인지 미동조차 하지않습니다.
 
이것을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요?
 
방 안의 장면은 마치 ‘잔혹’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현실로 옮겨놓은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인간들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졸도하고 말았겠죠.
 
하지만 당신은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서 즐거움을 찾는 악마입니다.
 
시몽 리브르:
정신
기준치: 100/50/20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주 보기 좋은 광경이군요.
 
사람이라기보다는 살점을 대충 뭉쳐놓은 벌건 핏덩이에 가까운 모습이나
 
당신에게만큼은 그 어떤 예술품보다 아릅답게만 보입니다.
 
시체 곁에는 날카로운 [ 단도 ] 하나와 [ 푸른 알갱이 ] 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쭈그려앉아 길다랗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들어올린다. 하얀 머리카락이 희미한 달빛에 명주실처럼 빛난다. 그리고 눈은...) ......푸른색!
(금세 흥미를 되찾고 머리카락에 손장난을 친다. 푸른 눈, 빛나는 머리. 이 고깃덩이가 마음에 들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겠어.)
 
죽어버린 게 아쉽군요.
 
시체는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 인형처럼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시몽 리브르:아하하. (기분 좋게 웃으며 머리를 내려놓는다. 그러다 단도와 푸른 알갱이들을 발견한다.)
 
살펴볼까요?
 
시몽 리브르:(빤히.)
 
무엇을 먼저 살펴볼까요?
 
시몽 리브르:(더 반짝거리는 것부터!)
 
바닥에 떨어진 푸른 알갱이들이 반짝거립니다.
 
시몽 리브르: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이게 대체 뭘까요?
 
작디 작은 알갱이들은 마치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시몽 리브르:(하나 집어들어 눈 가까이 올려본다.)
 
빛이 투과되어 보석 알맹이가 푸르게 빛납니다.
 
시몽 리브르:(조각난 보석! 알맹이를 내려두고 단도를 살핀다.)
 
피와 살점이 늘러붙은 단도는 본래의 색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단도의 손잡이에는 이름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루이스 두모렛?
 
이자의 이름인 모양입니다.
 
시몽 리브르:루이스. (갸웃거리다 내려놓는다. 일어나 발로 시체를 치우고 마법진을 살펴본다.)
 
인간의 피로 그려낸 마법진에는 고대의 저주어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원한이 느껴지는걸요.
 
이 원한을 모조리 긁어다가 암굴에 가져다 두면 어떨까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당신을 불러낸 자는 갈라지고 쉰 목소리로 아름답게 비명지르고, 신음하며 괴로워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자의 비통한 통곡을 들으며 배를 불릴 수 있을테고요.
 
물론 그 즐거움을 위해서는 우선 그와 언약을 맺어야겠지만요!
 
시몽 리브르:
오컬트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마법진은...
 
소환자가 세 가지 소원을 이루기 위해 그리곤 하는 마법진이군요.
 
그 대가로 악마는 소환자의 영혼이나 육신 중 하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악마와 인간의 '언약'을 통해서 말이에요.
 
그러나 이 마법진으로 한 번 언약을 맺으면 다시는 물릴 수 없습니다.
 
소원을 거부하는 일조차 불가능합니다.
 
소환자의 개처럼 주어진 명령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뜻이죠.
 
적어도 그자의 소원을 전부 들어줄 때까지는 말이에요.
 
시몽 리브르:...그리다 죽었나?
 
그런 모양입니다.
 
시몽 리브르:(죽은자의 소원을 어떻게 들어주나. 다시 흥미가 식어 눈이 죽어간다. 테이블로 가서 뭐가 있나 들여다본다.)
 
한쪽 다리가 부러진 테이블은 벽면에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 테이블이 지금까지 이곳에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겠지요.
 
시몽 리브르: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테이블 위에 가득한 쓰레기와 낙엽들을 살펴보고 있으면...
 
그 사이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몽 리브르:(낙엽을 치우고 들어올린다.)
 
작은 팬던트입니다.
 
긴 목줄은 거칠게 끊어져 있고, 팬던트 안에는 작은 초상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열어본다.)
 
시몽 리브르: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팬던트를 달빛에 비춰봅니다.
 
팬던트 속의 인물은 어딘가 당신과 닮은 것 같기도 하군요.
 
어느 모로 봐도 당신과 꽤 흡사한…
 
우연일까요?
 
시몽 리브르:흠. (제법 닮았다. 끊어진 줄을 매듭 묶어 목에 건다.)
 
목에서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반짝거리는 것이 꽤나 예쁘군요.
 
시몽 리브르:(반짝.)
(책더미를 뒤적거린다.)
 
책꽂이는 어딜 간건지, 책들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습니다.
 
책은 대부분 약초와 의학, 신학에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특별한 것은 없군요.
 
시몽 리브르:(방 안을 둘러보고 이마를 긁적인다. 시전자는 죽었고, 전리품도 얻었고. 이만 돌아갈까?)
 
돌아갈까요?
 
시몽 리브르:안녕, 루이스. (손인사하고 돌아가려 한다.)
 
당신은 발걸음을 돌립니다.
 
루이스와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다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그렇게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루이 뒤모레:...백작님.
 
당신이 들었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시몽 리브르:(의아한 얼굴로 뒤돌아본다.)
 
당신이 뒤를 돌아본 순간 희끄무레한 것이 당신을 향해 달려듭니다.
 
시몽 리브르:
오컬트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그리고 그것은 곧...
 
당신의 몸을 통과해 바닥에 부딪힙니다.
 
괴로운 듯한 신음이 발 밑에서 들려옵니다.
 
시몽 리브르:음?
 
시몽 리브르: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앞이 너무 잘 보입니다.
 
흐릿한 그것은...
 
분명 당신이 봤던 시체, 루이스와 꼭 닮아있습니다.
 
아니, 아마 동일인이겠죠.
 
영혼의 생김새는 죽을 당시와 똑같기 마련이라
 
구역질 날 정도로 먹음직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군요.
 
시선이 마주하자 당신의 소환자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뜹니다.
 
처음으로 악마를 보는 것이니 당연한 일일테죠.
 
설마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어쩌면 자신이 정말 악마를 불러냈다는 사실에 당황한 걸지도 몰라요.
 
악마를 마주한 인간 치고는 표정이 꽤나 신선합니다.
 
수백 개의 팔다리를 가진 모습을 상상하기라도 했던 걸까요?
 
저자는 왜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건가요?
 
저건 마치...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던 사람 같지 않나요?
 
루이 뒤모레:(반투명한 자신의 몸을 바라보다가 울적한 듯 입꼬리를 내린다. 이미 반쯤 울고 있다. 다시 시선을 올려 시몽을 바라본다) 백작님이에요?
 
시몽 리브르:(귓가에 프랑스어가 들려오자 아, 입을 벌린다. 루이스가 아니라 루이였군.) 아니. 너는 루이... (...성이 뭐였지?) 루이가 맞지?
 
루이 뒤모레:왜 모르는 사람처럼 구세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다)
 
시몽 리브르:나를 아나?
 
루이 뒤모레:백작님이잖아요. 모니 백작, 시몽 리브르. (갑작스레 눈물이 복받친다. 꼴사납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어, 고개를 푹 숙인다) ...계속 그러시면 저 가버릴 거예요. 얼마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시몽 리브르:그래, 시몽 리브르. (고개 숙여 얼굴을 들여다본다. 본 적이 없는데.) 네가 날 불러냈잖아. 땅속으로 가기라도 하려고?
 
루이 뒤모레:(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얼굴을 매만진다. 하지만... 역시나 그의 얼굴을 통과하고 만다) 이렇게 똑같은데, 백작님이 아니라고?
 
시몽 리브르:(가만히 응시한다.) 그를 다시 만나는 게 소원이었나 보지?
 
루이 뒤모레:소원? (멍하니 시몽을 바라보던 시선이 자신이 그린 마법진을으로, 자신의 시체로 옮겨간다) ...아.
(자신이 무엇인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기억 저편으로 밀어두었던 기억들이 물 밀 듯 밀려온다. 자신은 이곳에 갇혔고, 손목을 그었다. 그리고 그 피로...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던 얼굴이 또다시 시몽을 마주본다) ...악마에요?
 
시몽 리브르:맞아. 네가 조금만 늦었으면 소환한 보람도 없을 뻔했지. 돌아가려던 참이었거든.
 
루이 뒤모레:(돌아간다고? 반사적으로 시몽의 팔목을 붙든다. 하지만... 역시 잡히지 않는다. 다시 손을 거둔다) 그런데 왜 그런 얼굴로, 그런 목소리로 왔어요? 사람 놀리는 게 좋아서?
 
시몽 리브르:네가 불렀잖아? (이해하지 못한 듯 쳐다보다) 그래서 무슨 소원을 빌었지?
 
루이 뒤모레:그러니까  그런 얼굴로 왔냐고 묻고 있는 거잖아요? (신경질적으로 투덜대고는) ...복수하고 싶다고요. 그것 뿐이었어요.
 
시몽 리브르:내 얼굴은 원래 이래. 내 이름도 원래부터 그랬고. 누구에게?
 
루이 뒤모레:그 얼굴은 세상에 딱 하나 뿐이라고요. ...됐어요. 악마한테 뭘 바라?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요. 전부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시몽 리브르:(어리둥절한 눈으로 자기 턱과 뺨을 매만진다.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그것뿐인가? 소원은.
 
루이 뒤모레:일단은요.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정말 악마가 소환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진짜 악마는 맞는 거죠?
 
시몽 리브르:아니면? (웃음을 터뜨린다.) 어리구나. 마음에 들어.
어떻게 죽여줄까. 파리 전체에 불벼락을 내려줄까? 아니면 센느 강을 피로 만들어버릴까, 메뚜기를 보내줄까. 마음에 들었으니 원하는 대로 해주지.
 
루이 뒤모레:불벼락이요? 메뚜기? (주저하는 듯한 기색을 보이다가) ...나중에 생각 해볼게요. 일단 저부터 살려주시면 안돼요? 그쪽이 진짜 악마라면요. (불쌍한 표정으로 올려다본다)
 
시몽 리브르:물론. 내게 이런 걸 부탁하는 인간들이 많아. 누굴 살려달라, 누굴 죽여달라. 덕분에 가장 자주 쓰는 주문이지... 네 몸 쪽으로 돌아가봐. 잘 붙어야 하니까.
 
루이 뒤모레:(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한 표정이다. 하지만... 순순히 시키는대로 몸을 움직인다. 자신의 시체 옆에 선다. 그리고 어디 해보라는 듯, 시몽을 빤히 바라본다)
 
시몽 리브르:그렇게 서 있으니 볼만한걸. 네가 둘 같아.
(웃으며 죽은자를 되살리는 주문을 외운다.)
 
시몽 리브르:
rolling 1d10
 
(
2
 
)
 
 
=
2
 
당신은 루이의 영혼과 그의 시체를 향해 주문을 외웁니다.
 
당신이 주문을 읊조리면 푸르스름한 빛이 그의 시체를 감싸고...
 
허공에 둥둥 떠있던 그의 영혼이 빨려들어가듯 육신에 흡수됩니다.
 
고문의 후유증일까요?
 
되살아난 루이는 바닥을 기며 괴로워합니다.
 
허물어진 지붕 틈으로 똑, 똑, 떨어지는 빗물이 잔뜩 헤진 옷을 적십니다.
 
루이 뒤모레:윽.... (귀신일 때는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가장 아픈 것은 역시 손목의 칼자국, 그리고 등에 가득한 채찍 자국이다. 마법진 위에 엎드린 채로 가만히 숨을 몰아쉰다. 고통을 참으려는 듯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치료는 못해요? 악마인데?
 
시몽 리브르:(쭈그려앉아 내려다보는 얼굴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다. 여기저기 까진 손을 잡아올려 손목에 입술을 꾹 누른다.) 못해. 하지만 이러면 좀 낫지?
 
루이 뒤모레: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미친놈인가? 겨우 고개를 돌려 시몽을 노려본다. 하지만 저 얼굴을 마주하면... 맥이 탁 풀려버린다. 인상을 잔뜩 찡그린 채 손목을 뺀다) 계약하기도 전에 죽게 생긴거 안 보여요?
 
시몽 리브르:아플 땐 손을 잡아주고 입맞춰주는 게 좋다던데. 아닌가?
응급처치
기준치: 30/15/6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뭔가를 해봅니다.
 
루이 뒤모레:(상처를 헤집기만 하는 손을 밀어낸다. 한 마디를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저 얼굴을 보면 또 맥이 풀린다. 한숨을 내쉰다) 이름이 진짜 시몽이에요?
 
시몽 리브르:시몽 리브르. 리브르는 누가 지어줬지.
 
루이 뒤모레:누가 지어줬는데요?
 
시몽 리브르:글쎄? 반짝거리는 금화를 선물로 주면서 지어줬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 그런데 나중에 보니 쉽게 때가 타고 더러워지는 물건이더군. 그래서 잘 쓰지 않아. 별칭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군. 네 이름은 누가 지어줬지?
 
루이 뒤모레:정말 백작님이 아닌가 보네요. (시무룩하게 대꾸하고는) 당연히 어머니가 지어줬죠.
 
시몽 리브르:루이. 마음에 들어. 성은?
 
루이 뒤모레:(순순히 대답한다) 루이 뒤모레, 루이 드 루베. 두개요.
 
시몽 리브르:왜 두 개야? 그것도 별칭인가?
 
루이 뒤모레:말하자면 긴데... 그냥 그렇게 생각하세요.
 
시몽 리브르:그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죽을 것처럼 보이는군. 그럼 계약할까? 죽기 전에.
 
루이 뒤모레:저랑 계약 하시려고요? (눈알을 굴려 시몽을 바라본다)
 
시몽 리브르:싫어?
 
루이 뒤모레:좋죠. 목숨도 살려주고, 이젠 복수까지 해준다는데. (겨우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언약을 맺겠다고 당신이 확언하자 그가 웃습니다.
 
그 웃음은 진실로 기뻐서 짓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외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 몰라서 그저 입꼬리를 기계적으로 끌어당기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시몽 리브르:네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거든. 얼굴도. (뺨을 가볍게 두드린다.) 그럼 손을 줘.
 
루이 뒤모레:그런 말을 또 듣게 될 줄은 몰랐네요. (시몽에게로 손을 내민다)
 
시몽 리브르:계약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나는 이렇게 하는 게 좋아. (손을 쥐고 손등에 입맞춘다. 입술이 닿은 자리에 낙인이 새겨지고, 계약이 시작된다.)
 
...당신의 그림자에서 지옥의 어둠이 스멀스멀 자라납니다.
 
창살처럼 뾰족하게 자라난 그것들은 루이의 영혼을 꿰뚫고
 
그의 입에서 소름 끼치는 비명이 흘러나옵니다.
 
숨이 다시 넘어갈 것만 같아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마저도
 
곧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수도원이 칠흑같은 어둠으로 물들고...
 
잠시 후, 희미한 빛이 다시 창 틈을 찾아듭니다.
 
루이는 명백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입술이 닿은 손등에서 작은 불씨가 일어납니다.
 
미세한 불꽃은 그의 손등을 따라...
 
악마의 계약자임을 상징하는 문양을 그려냅니다.
 
이것을 들킨다면 그는 다시 한 번 모진 고문을 당하겠지요.
 
루이 뒤모레:(여전히 뜨거운 감각이 남아있다. 시몽의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다른 손으로 손등을 감싼다. 원망스러운 듯 시몽을 쏘아본다) 날 정말 죽이려고 하는거죠?
 
시몽 리브르:설마. (낙인이 남은 손등이 다른 손에 가려지자 아쉬운 듯 입술을 비죽인다.) 이제 나는 당분간 네 충실한 기사야. 낭만적이지?
 
루이 뒤모레:11, 3
 
시몽 리브르:22, 8
 
루이 뒤모레:(말없이 시몽을 바라보다가 투덜댄다) 퍽이나 낭만적이네요. 낭만이 뭔지는 알아요?
 
시몽 리브르:그럼. 이제부터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이루어줄 거야. 파리 사람들을 전부 죽여달라는 소원을 제외하면 두 개 더.
 
루이 뒤모레:소원... (말꼬리를 흐리며 생각에 잠긴다. 자신에게 소원이랄 게 있던가? 이제는 없는 것 같다) 소원이 없으면 어떡해요?
 
시몽 리브르:어서 빌라고 닦달하겠지. 무엇이든 명령이나 부탁이 담긴 문장을 내가 알아서 소원으로 받아들이거나. 하지만 너라면 유예를 줄 수도 있어. 네가 마음에 들었거든.
 
루이 뒤모레:...정말 닮았네요. (피식 웃고는) 그쪽은 내가 왜 마음에 들었는데요?
 
시몽 리브르:네 이름, 생김새. (흐트러진 앞머리를 귀 뒤로 넘겨준다. 상냥하고 호의가 느껴지는 손길이다.) 네 머리카락과 눈이 특히 좋아. 입맞춰도 되지?
 
루이 뒤모레:(이 악마를 보고 있으면 마치 자신의 시몽이 살아 돌아온 것만 같아서, 마치 이 모든 일을 겪지 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자신으로 하여금 악마를 불러내게 만든 사건들도 헛된 망상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저 그가 마차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고, 그리하여 기억을 잃은 것뿐이라고 믿고 싶다.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시몽 리브르:(만족스럽게 웃으며 이마에 입맞춘다. 그리고 눈두덩이에, 입가에 탐욕스럽게 입술을 누른다. 거친 손으로 두 뺨을 눌러 입을 벌리게 하고 벌어진 입술을 삼킨다. 순순히 입맞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작게 웃음이 샌다.) 아, 루디. 내려오길 정말 잘했어.
 
루이 뒤모레:그 이름은 또 어떻게 알았어요? 정말 악마 아니죠? (여전히 미심쩍은 듯한 표정으로 시몽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의 목에 팔을 두른다. 그가 정말 시몽이든,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시몽의 탈을 쓰고 나타난 악마든, 상관이 없을 것처럼 느껴진다. 아니, 오히려 더 좋은 일이 아닌가?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시몽을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입맞춘다)
 
시몽 리브르:(대답하지 않고 허리를 끌어안는다. 얇은 입술을 물고 숨이 찰 때까지 입 안을 맛보다 거추장스러운 크라바트를 끌어내리고 목에 입맞춘다.)
...하아. 치료해줄까? 아플 텐데.
 
루이 뒤모레:그 이름은 어떻게 알았냐니까요... ...윽! (저도 모르게 고통에 찬 신음이 터진다. 그의 팔이 상처를 누른 탓이었다. 인상을 찡그린 채로 시몽의 정강이를 가볍게 찬다) 그냥 해주는 거면 받아야죠. 소원이면 안 빌래요.
 
시몽 리브르:(? 뭔가 닿는 느낌에 다리를 내려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든다.) 그냥 해줄 마음이 생기게 하면, 그냥 들어줄 수도 있고.
 
루이 뒤모레:(아무런 타격이 없는 것을 보니 괜히 자존심이 상한다. 억울한 표정으로 시몽을 바라보다가 표정을 푼다. 힘을 주면 몸이 아팠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생길까요, 악마님?
 
시몽 리브르:글쎄요?
 
루이 뒤모레:...... (바닥에서 사파이어 조각들을 주워 시몽에게 건넨다) 악마도 보석 귀한 건 알죠?
 
시몽 리브르:조각난 것엔 관심 없는데. 그런데 이것들은 뭐지?
 
루이 뒤모레:사파이어요. 다 털렸지만... 이거라도 남았네요. (아랑곳하지 않고 시몽의 곳에 쥐여준다)
 
시몽 리브르:(손을 털어버리고 루이의 볼을 붙잡아 주물거린다.) 네 눈알보다 못한 것들을. 더 재밌는 건 없나?
 
루이 뒤모레:(울컥한 듯 시몽의 손을 뿌리친다) 그럼 눈알이라도 뽑아서 가져가시던지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단도를 그의 손 위에 얹는다. 몸을 굽히자 등이 아려온다. 겨우 고통을 참아내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도 함께 올려둔다) 보석이 싫으면 은은 어때요?
 
시몽 리브르:그럼 네가 죽는걸. (등을 토닥거리고 권총을 다시 루이의 허리춤에 채워넣는다. 단도는 챙긴다.) 그런데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지? 재밌는게 없으면 슬슬 네 소원을 들어줄까 하는데.
아, 파리 말이야.
 
루이 뒤모레:일부러 그러는거죠? (그의 손이 닿은 곳이 따끔거린다. 눈짓으로 단도를 가리키며) 그게 마음에 들어요? 그럼 이제 치료 해주는거죠?
아. 파리요. (입을 꾹 닫고 있다가) ...생각해보니 전부 죽이는 건 너무한 것 같아요. 정치인들만 죽여주세요.
 
시몽 리브르:응. 마음에 들어. (키득거리다) 정치인? 그게 누군데?
 
루이 뒤모레:정치인이 뭔지 몰라요?
 
시몽 리브르:몰라. 정치를 하는 사람? 그게 전부를 뜻하는 것 아닌가?
 
루이 뒤모레:잘 아네요. (고개를 끄덕인다) 튈르리 궁에 그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해요. 그러니... 가서 다 죽여주세요. 할 수 있죠?
이왕이면 목을 자르는 게 좋겠네요. 다들 그렇게 죽었으니까.
 
시몽 리브르:튈르리 궁에서 회의하는 사람 전부. 이해했어. 너희들이 쓰는 말은 점점 어려워진단 말이지.
회의는... (창밖을 내다보고) 지금 하진 않겠지?
 
루이 뒤모레:내일 아침에 할 거예요. 요즘 바빠 보이더라고요.
아, 그리고... (시몽의 목게 걸린 팬던트를 바라본다) 그거 제 건데요.
 
시몽 리브르:? 내 거야.
네가 죽어 있던 사이에 내가 주웠어. 내 얼굴이 있던데? 그럼 내 것이지.
 
루이 뒤모레:당신 얼굴이 아니에요. 조금 많이... 닮았을 뿐이죠. 소중한 거니까 이만 돌려줘요. (손 내민다)
 
시몽 리브르:소원이야?
 
루이 뒤모레:...부탁이요.
 
시몽 리브르:그럼 거절하지. (팬던트를 꼭 쥐고 웃는다.) 널 재울 곳을 찾아야겠어. 이만 나가자고.
 
루이 뒤모레:전 여기서 자도 돼요. 원래 여기가 제 집이었거든요. 감옥으로 바뀌기 전에는요. (울적한 투로 대꾸하고는, 바닥을 대충 치우고 앉는다)
 
시몽 리브르:(그제서야 다시 둘러본다. 책상도 있고, 책도 있고. 보통 감옥보단 사람이 머무를만 한 곳이란 걸 뒤늦게 깨닫는다.) 집이라고? 침대도 없는데.
 
루이 뒤모레:침대 같은 건 이미 사람들이 다 가져갔죠. (재미있다는 듯 웃다가) 이젠 쓸모 없는 것만 남았어요. 부서진 책상이나 책, 시체, 이런 것들이요.
(허전한 목덜미를 만지작거린다) 제 목걸이도 누가 훔쳐 갔나 봐요.
 
시몽 리브르:나가서 찾아봐야겠군. 아, 침대 말이야. (일어나라는 듯 손 뻗는다.) 너는 귀족이었나?
 
루이 뒤모레:아주 옛날에는요. (시몽의 손과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저 환자인데요.
 
시몽 리브르:용케 목이 안 잘리고 살아남았네.
...그래서?
 
루이 뒤모레:그 뒤로는 평민으로 살았거든요. 제가 귀족이었던 걸 아는 사람은 다 죽었어요. (그리고는 불쌍하게 올려다본다) 안아주면 안 돼요?
 
시몽 리브르:(내려다보다 입꼬리를 올린다.) 그래.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읏차. 들어올린다.) 꽤 무겁군.
 
루이 뒤모레:사람이니까 당연한 거죠. 그쪽은 나보다 더 무겁잖아요. (툴툴대다가 가슴팍에 머리를 기댄다. 벌써 편안하다) ...생각보다 따듯하네요. 굳이 침대를 안 찾아도 될 것 같아요.
 
시몽 리브르:안 돼. 팔이 후들거려. (잠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어디로 가면 되지?
 
루이 뒤모레:(이렇게 열고 나간다고?)
여기 감옥인데...
 
시몽 리브르:집이라며?
 
루이 뒤모레:집이었는데 지금은 감옥으로 쓰이고 있어요. (불안한 듯 주위를 살핀다) 사람들이 많을텐데...
 
시몽 리브르:(두리번거리며 직진한다.) 침대가 있을만한 곳으로 안내해봐.
 
루이 뒤모레:침대가 있을만한 곳이요? 으음... 이 아래, 아래 층이요.
 
시몽 리브르:(그대로 걸어간다. 가다 보면 계단이 나오겠지.)
 
당신은 루이를 안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문 틈으로 루이의 모습을 본 죄수들이 눈을 번뜩입니다.
 
작은 구멍 사이로 그들이 외치고 있어요.
 
 
죄수:뭐, 뭐야! 나도 꺼내줘!!!
 
 
늙은 죄수:(문을 발로 쾅쾅 차며) 이봐!! 그렇게 혼자만 가는 게 어디있나? 엉? 새파랗게 어린 놈이!!!
 
복도는 금새 소란스러워집니다.
 
이러다 간수에게 들키겠는걸요...
 
시몽 리브르:루디, 눈 감아보렴.
 
루이 뒤모레:뭐, 뭘 하려고요?
 
시몽 리브르:좀 소란스러워서. 잘 감았지?
 
루이 뒤모레:(눈을 감고 있다가 슬쩍 뜬다) 물론이죠.
 
시몽 리브르:(낡은 셔츠 위로 사람의 얼굴이 뭉개지고 촉수가 자라난다. 아니 오히려 피어난다고 해야 할 것처럼 검은 촉수가 꽃처럼 아가리를 벌린다. 새까맣고 짧은 덩어리들이 혀처럼 날름거리며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뻗어나가려 한다. 그대로 계단을 찾아 두리번거리며 걸어간다.)
 
 
죄수:저, 저, 저, 저게 뭐야...? (기겁하며 문에서 떨어진다)
 
 
늙은 죄수:(할 말을 잃은 듯 갑자기 조용해진다)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복도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곧 죄수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합니다.
 
누구는 문에 머리를 쾅쾅 찧고
 
누구는 비명을 지르고...
 
마치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이들처럼, 당신을 본 사람들이 미쳐 날뜁니다.
 
루이 뒤모레:(말없이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꽂는다. 돌바닥에 새겨진 그림자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이건... ...문어? 이 상황에 뒤를 돌아볼 정도로 생각이 없지는 않았다. 그저 시몽의 품 안에 가만히 안겨있는다. 하지만 몸이 뻣뻣하게 긴장되는 것만은 막을 수가 없었다)
 
시몽 리브르:(몸을 떨며-웃는 것이다- 촉수로 루이의 머리를 두드려준다.)
 
루이 뒤모레:
SAN Roll
기준치: 19/9/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5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말이 없다. 사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앞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진작 죽임당하지 않은 것이 다행인가?)
 
시몽 리브르:(드디어 계단을 찾아 내려간다. 꽃봉오리가 다물리는 것처럼 촉수들이 중심을 향해 모이고, 꿈틀거리며 눈과 코, 입술을 이룬다. 고개를 양쪽으로 까딱거리고 턱을 딱딱거리면 원상복구 완료다.) 두 층 내려간다고 했던가?
 
루이 뒤모레: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당신은 계단을 내려갑니다.
 
시몽 리브르:
은밀행동
기준치: 30/15/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조용히 계단을 걷고, 반쯤 자고있는 간수들을 유유히 지나칩니다.
 
복도에는 여러개의 방이 늘어져 있습니다. 어떤 방으로 들어가볼까요?
 
시몽 리브르:루디, 어디로 갈까?
 
루이 뒤모레:(시몽을 슬쩍 돌아본다. 자신이 아는 그 시몽의 얼굴이다) ...정말 여기서 자라고요? 들키면 난리가 날 텐데요?
 
시몽 리브르:그럼 어디서 자려고? 여긴 다 침대가 있는 방인가?
 
루이 뒤모레:차라리 길바닥에서 자는 게 낫겠네요. (한숨을 내쉬고는 끝에서 두 번째 방을 가리킨다) 저기로 가요. 제가 쓰던 방이에요. 지금은 아무도 없을걸요.
 
시몽 리브르:난 싫어. (루이가 가리키는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연다.)
 
당신은 복도를 걸어 루이의 방으로 향합니다.
 
이곳의 방들은 다른 층과는 다르게 꽤나 멀쩡한 형상을 갖추고 있습니다.
 
간간히 방 안에서 잠을 청하는 군인들이 있는 것을 보면...
 
숙소인 걸까요?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문을 열면...
 
다행히 아무도 없습니다.
 
들어갈까요?
 
시몽 리브르:생각보다 사람이 없군 그래. (안으로 들어가려다... 루이의 발이 문에 턱 걸린다. 옆으로 돌아 옆걸음으로 들어간다.)
 
당신은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작디 작은 방 안에는 낡은 나무침대가 하나, 가죽상자가 하나, 그리고 나무의자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침대 옆에는 손바닥 두 개를 합친 크기의 창문이 뚫려 있지만...
 
밤이 어두워 제 기능을 하지는 못합니다.
 
바닥에는 알 수 없는 잔해들이 널부러져 있고, 가죽상자 위에는 작은 양초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루이를 내려놓는다. 침대맡으로 나무의자를 끌어와 앉는다.) 오랜만의 침대겠어.
 
루이 뒤모레:(가만히 누워 천장을 올려다본다. 마치 과거로 돌아온 것만 같다. 방 안에 있던 십자가와 성경이 자라진 것, 그리고... 자신의 곁에 자리한 저 얼굴을 제외하면 말이다. 고개를 돌려 시몽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기분이 이상하네요. 백작님이 내 방에 있다니.
 
시몽 리브르:그 백작이란 사람과 친했나 보지? (고개를 기울이다) 후원자였나?
 
루이 뒤모레:후원자였죠. 제 후원자는 아니고 이 수도원의 후원자였지만요. (한쪽 팔을 들어 시몽의 얼굴을 매만진다) 꿈 꾸는 것 같아요. 분명 목이 잘렸는데...
 
시몽 리브르:(감흥없이 루이의 머리칼을 넘겨준다. 그가 말하는 인간에겐 관심이 없었지만 눈앞의 이 어린아이는 그의 맘에 쏙 들었다. 더 잘 보기 위해 손가락을 튕겨 촛불에 불을 붙인다.) 꿈은 좋은 것이지.
 
루이 뒤모레:꿈은 좋은 거죠. 하지만 깨고 나면 슬프잖아요.
 
시몽 리브르:깊게 생각할 것 없어. (이마에 가볍게 입맞춘다.) 이제 자렴. 내일 좋은 구경을 하러 가야 하니.
 
루이 뒤모레:(떨어지는 시몽의 입술을 아쉬운 듯 바라보다가) ...첫 번째 소원 지금 빌어도 돼요?
 
시몽 리브르:두 번째지. 뭔데?
 
루이 뒤모레:두 번째라뇨? 저는 지금까지 아무 소원도 안 빌었는데요.
 
시몽 리브르:튈르리 궁에서 회의하는 치들을 죽여달라며? 그건 부탁이었나?
 
루이 뒤모레:아.
 
시몽 리브르:부탁이라면 거절하지. 귀찮아.
 
루이 뒤모레:...소원 맞아요. 들어주세요.
그럼 지금 두 번째 소원 빌게요. 됐죠?
 
시몽 리브르:응. 말해봐.
 
루이 뒤모레:지상에 있는 동안 내가 아는 시몽이 되어주세요. 악마 말고, 백작 시몽 리브르요.
 
시몽 리브르:...그건 어렵겠는데. 난 그를 모르는걸?
 
루이 뒤모레:별 거 없어요. 지금도 많이 닮았으니까... (시몽의 팔을 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대해주세요. 이상한 문어로 변하지도 말고요.
 루디라는 이름도 집어 치우고요.
 
시몽 리브르:(눈썹을 끌어내린다.) 직접 보면 마음에 들어할 텐데. 부드럽고 시원하다고. 좋아, 받아들이지.
 
루이 뒤모레:(만족스러운 듯 웃는다) 그럼 루이라고 불러보세요.
 
시몽 리브르:루이.
마음에 들어?
 
루이 뒤모레:(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 번 가까이 오라는 듯, 시몽의 팔을 끌어당긴다) 백작님은 심심할 때마다 절 안아줬어요. 과자도 주고.
 
시몽 리브르:(외투를 벗고 옆에 눕는다. 어깨를 끌어안듯 팔을 내어준다.) 그리고?
 
루이 뒤모레:그리고... ...자장가를 불러줬어요.
 
시몽 리브르:...혹시 아버지였나?
 
루이 뒤모레:아버지라뇨! (시몽의 정강이를 퍽 찬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툴툴대고는 돌아 눕는다)
 
시몽 리브르:? (어깨를 잡고 살살 흔든다.) 어쩌다 심통이 났을까. 응? (귓가와 뺨에 입술을 누르며 웃는다.) 더 말해줘야지. 아직 부족해.
 
루이 뒤모레:내일 생각해볼게요. ...내일이요. (내일. 그 단어를 말하는 것이 퍽 어색했다. '내일'의 존재를 삶에서 지워낸 지가 꽤 되었던 탓이다. 시몽과 함께라면 더더욱. 괜히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 죽다 살아났더니 눈물만 많아진 것 같다. 그가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다시 몸을 돌려 시몽을 꼭 끌어안는다) 말로 하려니 생각이 안 나요.
 
시몽 리브르:(돌아누워 안기는 등을 토닥인다.) 그래, 눈 좀 붙이렴. 내일은 아침부터 구경을 나가야 하니까.
 
루이 뒤모레:(고개를 끄덕이고는, 시몽의 품에 안긴 채로 눈을 감는다. 그를 감싸고 있는 팔에 힘이 들어간다)
 
낡은 방에 정적에 휩싸입니다.
 
당신을 꽉 끌어안고 있는 팔이 스르르 풀리고...
 
어느새 품 안에서는 규칙적인 숨소리만이 납니다.
 
오늘만은 당신도 잠을 청해볼까요?
 
시몽 리브르:(잠을 자본 적이 없는데. 잠든 루이를 멀뚱멀뚱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당신은 밤새도록 루이를 구경합니다.
 
......
 
......
 
날이 밝은 후에도 폭우는 계속됩니다.
 
얼마나 구경을 했던 걸까요?
 
어느새 침대 옆에 나있는 창에서 옅은 햇살이 들어옵니다.
 
당신이 불을 붙였던 촛불도 다 타버린 후입니다.
 
방 밖에서는 군인들이 잠에서 깬 듯, 소란스러운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드디어 두 번째 소원을 이뤄줄 수 있겠군요.
 
루이를 깨워볼까요?
 
시몽 리브르:(밤새도록 얼굴만 바라보다 지루함에 영면하기 직전 동이 터오른다. 밤 사이 떠올린 재미있는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침대에서 슬쩍 빠져나온다. 주변을 둘러보다 벽에 관문을 하나 그린다. 도착지는 적당히... 1년 전으로. 중얼거리며 주문을 외운다.)
 
당신은 루이를 옆으로 치워두고 주문을 외웁니다.
 
1년 전이면...
 
아직 이곳이 멀쩡했을 때겠죠.
 
운이 좋으면 루이를 한 번 더 만날 수 있겠군요.
 
......
 
......
 
관문을 만든 당신은 그곳으로 들어갑니다.
 
관문의 반대편은 당신이 방금까지 머물던 곳과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습니다.
 
바닥이 더 깨끗한 것과 못 보던 가구들이 세워져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죠.
 
벽에는 신문 기사와 십자가 따위가 붙어있고
 
천장에는 주물로 된 작은 샹들리에 같은 것이 붙어 있습니다.
 
벽에 난 창에서 밝은 햇살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방 주인은 자리를 비운 것 같아요.
 
어디로 가볼까요?
 
시몽 리브르:이 시간에는... ....미사를 드리나?
(일단 복도로 나간다.)
 
당신은 문을 열고 나갑니다.
 
복도는 쥐죽은 듯 조용하기만 합니다.
 
벌써 망한 것은 아니겠죠?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소리지른다.) 루-이!!!!!!!!!
루이 뒤모레!!!!!!!!
 
 
잠자던 견습 수도생:(문을 벌컥 열고 나온다) 뭐, 뭡니까!? 습격이라도 받았어요!?!? (허둥지둥 권총을 챙겨든다)
 
시몽 리브르:아, 안녕하신가. 루이는 지금 어디에 있지?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잠자던 견습 수도생:루이가 한둘도 아니고... 무슨 루이를 말하는 거요? (귀찮은 듯 대꾸하고는 시몽을 힐끔 본다. 누가 봐도 귀족이다) 그리고 애초에 귀족나리가 여기까진 어떻게 온 거요!? 빨리 나가요! 장로님들 보시기 전에! (시몽을 계단쪽으로 민다)
 
시몽 리브르:어허? 루이 뒤모레. 머리가 하얀 녀석 말이야. 여기에 있을 텐데?
 
 
잠자던 견습 수도생:루이... 뒤모레?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59, 40, 61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와.)
 
 
잠자던 견습 수도생:아아. 그 루이? 1층으로 가봐요. 밥 먹을 시간이니까 식당에 있겠지. 아니면 다 먹고 산책 중이거나.
아무튼... 1층으로 가요! (다시 계단쪽으로 민다)
 
시몽 리브르:(밀려서 순순히 내려간다.) 고맙네. 식당은 어딘가?
 
 
잠자던 견습 수도생:1층으로 가면 사람 많은 곳이 있을거요! (귀찮은 듯 대꾸하고는 다시 자러 간다)
 
시몽 리브르:친절한 친구, 안내를 부탁하면 안 되나? 가지 말고.
매혹
기준치: 50/25/10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잠자던 견습 수도생:(시몽이 입고 있는 삐까번쩍한 귀족 옷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쉰다) 에휴... 빨리빨리 가봅시다. (앞장선다)
 
수도생이 앞장서서 계단을 내려갑니다.
 
시몽 리브르:고마워. 앞날에 축복이 있길. 자넨 이름이 뭔가?
 
 
잠자던 견습 수도생:(시몽을 힐끔 돌아보고는) 그쪽이 그... 그거요?
 
시몽 리브르:음?
 
 
잠자던 견습 수도생:제 이름은 아르투르인데요...
 
시몽 리브르:선한 아르투르, 다른 수도사들은 식사하러 간 건가?
 
 
잠자던 견습 수도생:(고개를 끄덕이며 하품한다) 사람이 밥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소.
 
시몽 리브르:그런 것치곤 곤히 자던데.
 
 
잠자던 견습 수도생:하, 하지만 밥보다는 잠이 더 중요하잖아요? 흠, 흠.
 
시몽 리브르: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건 좋은 것이지. (키득거리며 두리번거린다.) 아직 멀었나?
 
 
잠자던 견습 수도생:다 왔어요!
 
계단을 걸어 걸어...
 
1층에 가까워질수록 웅성거림이 커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회 내부를, 그리고 앞마당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1층에는 [ 식당 ]과 [ 마당으로 나가는 문 ]이 있습니다.
 
 
잠자던 견습 수도생:이젠 알아서 잘~ 찾아봐요. 알았죠? (손을 대강 흔들어주고는 다시 올라간다) 에휴. 또 언제 올라간담...
 
시몽 리브르:고맙네. (식당으로 향한다.)
 
당신은 식당으로 향합니다.
 
여러명의 수도사들이 자리에 앉아 빵과 스프를 먹고 있어요.
 
전부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그냥 허연 머리를 찾으면 안 되나?)
기준치: 50/25/1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몽 리브르: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식당 안을 둘러보던 당신은...
 
식당 한 구석에서 허연 머리를 발견합니다(!)
 
시몽 리브르:(! 기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루디. 아, 루이.
 
루이 뒤모레:(스프를 깨작깨작 뒤적거리고 있다. 멀리서부터 무언가가 저벅저벅 걸어오는 것을 발견한다) ? 백작님?
(그러다가 시선을 스프 그릇으로 내린다. 풀이 죽은 모습으로 다시 스프를 뒤적거린다) ...여기까지는 왜 오셨어요. 저 보기 싫으시다면서요?
 
시몽 리브르: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당신을 힐난하는 듯한 목소리 너머에는...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같은 본심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군요.
 
뭘까요?
 
시몽 리브르:....... (말문이 막혀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그냥 손을 내민다. 어차피 다 지난 일, 내 것이 될 아이가 아닌가? 그리고 어차피 주인에게 되돌아갈 목걸이다. 1년 뒤긴 하지만.) ...목걸이, 지금 가지고 있나? 이리 줘.
 
루이 뒤모레:...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시몽을 올려다본다) 저랑 싸웠다고 지금... 선물을 다시 가져가겠다는 거예요?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몽 리브르:(....,,,,,,,,,........,,,,,,,,,,,,,,)
 
시몽 리브르:(안 듣는다. 안 들린다.) 그래. 어서 이리 내. 더 좋은 걸로 사줄 테니.
 
 
감자 으깨던 수도사:(옆에 있던 친구에게 속닥인다) 저거... 백작 아니야?
 
 
빵 뜯어먹던 수도사:그러니까! (어처구니 없다는 듯 시몽을 훔쳐본다) 돈도 많을텐데 저런 큰 양반이... 쯧쯧
 
루이 뒤모레:거짓말하지 마세요. 이제 저 안 보려고 그러시는거죠?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 목걸이를 꼭 쥔다)
 
시몽 리브르:말다툼 좀 했다고 목걸이를 돌려받아가는 게 거짓말 같을까, 새로 사주려 받아가는 게 거짓말 같을까? (한숨 쉬며 손짓한다.) 어서. 다들 쳐다보잖니.
 
시몽 리브르:
위협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루이 뒤모레:전 이게 더 좋은데... 이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우물쭈물대다가 결국 목걸이를 벗는다. 눈 앞의 남자가 너무 무서웠다) ...앞으로 백작님 안 볼거예요! (목걸이를 시몽의 얼굴에 집어 던지고는 그대로 식당을 뛰쳐 나간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은 목걸이가 당신의 얼굴을 강타합니다.
 
눈두덩이가 아픈 것 같기도 하네요.
 
비록 이곳의 모든 이들이 당신을 비난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목걸이를 얻었으니 다행이죠?
 
 
빵 뜯어먹던 수도사:와... 정말로 목걸이를... (친구와 수군댄다)
 
 
감자 으깨던 수도사:나이도 많은 양반이... (혀를 차고는 감자를 마저 으깬다)
 
시몽 리브르:(고생깨나 하겠군. 목걸이를 들고 유유히 루이의 방으로 돌아간다. 일어나서 목에 걸린 걸 보면 깜짝 놀라겠지. 만면에 개구진 웃음이 핀다. 그 백작이라면 짓는 일이 없을 표정이다.)
 
당신은 루이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깜짝 놀랄 표정이 눈에 선하군요.
 
루이의 방에는 당신의 현실로 이어지는 관문이 열려 있습니다.
 
돌아갈까요?
 
시몽 리브르:(문간 넘듯 건너 돌아간다.)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세찬 빗소리가 귓가를 때립니다.
 
당신은 본래 있던 시간대로 되돌아옵니다.
 
그런데...
 
...목걸이의 주인이 어디갔죠?
 
루이 뒤모레: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시몽 리브르:(빈 방을 보곤 거품 꺼지듯 푸르륵 흥미를 잃고 밖으로 나간다.)
 
당신은 방 밖으로 나갑니다.
 
복도 끝이 소란스러워요.
 
새파란 코트를 입은 군인 1명이 루이와 함께 있습니다.
 
달아나려다 잡힌 걸까요?
 
 
방위군:대체 어떻게 탈출한거야? (귀찮은 듯 발로 루이를 툭툭 차다가, 이내 목덜미를 쥐고 계단을 오른다) 멀리 못가서 다행이지... 어휴.
 
시몽 리브르:(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돌아본다. 휘청거리는 루이와 그 옆에 선 군인을 의아하게 쳐다본다.)
 
군인이 루이를 끌고 계단을 오릅니다.
 
다시 가두러 가는 모양이에요.
 
시몽 리브르:이봐. 그 놈은 이리 줘.
 
 
방위군:엉? (누가봐도 귀족의 차림새를 한 시몽을 발견한다) 뭐야? 너도 같이 탈출했냐? 하여튼 건물이 낡아 빠져가지고...
 
시몽 리브르:한참 찾았잖아. (두 사람에게 걸어가 루디의 팔을 잡고 끌어당긴다.) 찾아줘서 고맙네.
 
 
방위군:(미친놈인가...?)
어허. 죄인을 어디로 데려가려고? (짐짓 근엄한 체를 하며 길다란 총구로 시몽의 어깨를 툭툭 친다) 너도 곧 제자리로 넣어줄테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
 
시몽 리브르:내 인내심이 그렇게 길지 않아. (총구에 밀리며 눈을 끔뻑거린다.) 어서 주렴.
 
시몽 리브르:
위협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위군:흠, 흠. 죄인이 아니었나? 미안하게 됐슈. (루이를 홱 던지고는) 그, 그럼 난 이만... (당당한 모습을 보고는 되려 당황한다. 절대 무서운 건 아니었다.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 사라진다)
 
시몽 리브르:? (얼떨결에 품속에 쏙 안겨진 루이를 끌어안는다.) 얌전히 있었어야지.
 
루이 뒤모레:...그쪽이 먼저 사라졌잖아요. 백작놀이가 벌써 지겨워졌어요?
 
시몽 리브르:선물을 주려고, 네가 일어나기 전에 준비하고 있었거든. (어깨를 감싸고 방으로 돌아간다.) 궁금하지 않아?
 
루이 뒤모레:그럼 깨워서 말을 하고 갔어야죠. 대체 어디서 뭘 가져왔길래... (투털대며 따라간다)
 
시몽 리브르:깨웠으면, '저도 같이 가요.' 이러면서 내 동정심을 자극하지 않았겠어? (루이를 침대에 앉히고 거칠게 내던져지느라 헝클어진 머리를 넘겨준다.)
 
루이 뒤모레:당연히 같이 가야죠. 그런데 악마도 동정심이 있어요?
 
시몽 리브르:어떨 것 같아?
 
루이 뒤모레:...없다고 배웠는데요.
 
시몽 리브르:(킬킬 웃는다.) 생김새는 어떻다고 배웠는데?
 
루이 뒤모레:뻔하죠, 뭐. 염소 머리에 까만 날개도 달려있고, 이마 한 가운데에는 이상한 마법진이 새겨져 있고.
 
시몽 리브르:그 이름 들어봤는데. 바...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하다 금방 포기한다.) 모르겠군. 다들 제각각으로 생겼어. 흉측한 녀석도 있고, 몹시 아름다운 놈들도 있고.
 
루이 뒤모레:바알? (자신 없는 투로 되묻고는) 백작님은 어떻게 생겼는데요?
 
시몽 리브르:(질문을 듣고 미소 짓는다. 백작 행세를 해달라면서, 내가 어떻게 생겼냐니.) 이렇게.
자, 선물을 줄게.
 
루이 뒤모레:그렇죠... 그렇게 생겼죠. (고개를 끄덕인다) 선물이 뭔데요? 과자?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투다)
 
시몽 리브르:과자 좋아하나? 어떤 과자? (소매 안쪽에 넣어둔 목걸이를 꺼낸다. 장식이 많고 과하게 화려해 오히려 보석들의 아름다움을 망치고 있는 듯한 목걸이다. 이런 걸 선물이라고 준 건가. 뒤쪽을 끌러 루이의 목에 채워준다.)
 
루이 뒤모레:무슨 과자든... ...? (시몽의 소매에서 나온 것을 보고는 당황스러운 낯을 한다. 이곳에, 이렇게 멀쩡한 형태로 있을 수가 없는 물건이었다. 같은 물건을 구해온 걸까? 하지만 그가 이 목걸이를 어떻게 알고? 말없이 목걸이를 만지작거린다. 생김새부터 시간의 흔적까지, 제 목걸이가 맞았다) 망가졌었는데...
 
시몽 리브르:어때, 마음에 들지? (목걸이를 채워주고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어 앉아 올려다본다. 흠.) ...이렇게 채워두니 제법 잘 어울리는군.
 
루이 뒤모레:꼭 시간을 되돌린 것 같네요. (시몽을 한 번, 목걸이를 한 번 바라본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둘이나 자신에게 돌아왔다. 혹시 벌써 죽어서 천국에 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볼을 가볍게 때려본다. 온몸이 아프다. 신음을 겨우 참고는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들키면 어른들에게 크게 혼날 생각이었지만 악마도, 요술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마워요. 백작님.
 
시몽 리브르:그게 내 재주야. 자주 쓸 일은 없지만. (부어오른 얼굴로 애써 미소 짓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아져 마주 웃는다. 꿇어 앉은 채로 손을 내민다.) 이제 갈까? 궁전까진 걸어갈 거야. 날아가는 재주는 없거든.
 
루이 뒤모레:저는 거기까지 걸어서 갈 자신이 없는데요...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놓는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시몽 리브르:직접 봐야 하지 않겠어? 네 원수들인데.
 
루이 뒤모레:(고민하는 기색으로 땅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 겨우 입을 연다. 시몽의 눈치를 보고 있다) ...그럼 또 안아주시면 안 돼요?
 
시몽 리브르:(안기라는 듯 팔을 벌린다.)
 
루이 뒤모레:안 해주실 줄 알았어요. (조심스레 안겨본다)
 
시몽 리브르:연인에게 이 정도도 못해줄까. (으쌰.)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휘청.)
 
아무리 반 시체라지만...
 
생각보다 무겁군요!
 
루이 뒤모레:평소에 운동도 안 하셨어요? 됐어요. (투덜거리고는 시몽의 몸에서 내려온다)
 
시몽 리브르:어이쿠. (휘청거리며 일어난다.) 부축해줄까?
 
루이 뒤모레:(고개를 끄덕인다) 힘들긴 하지만 좋은 구경을 놓칠 수는 없죠. 백작님 혼자 보내기도 싫고요.
 
시몽 리브르:(루이의 뒤로 팔을 받쳐 부축한다.) 좋은 선택이야. 오랜만에 재밌는 구경거리가 될걸.
 
당신은 루이를 부축합니다.
 
수도원을 나가볼까요?
 
시몽 리브르:(문 열고 밖으로 나가 수도원을 빠져나간다. 길을 모르니 루이가 알려주는 대로 간다.)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루이 뒤모레: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루이를 부축해 방을 나섭니다.
 
그런데...
 
 
방위군:(시몽을 향해 삿대질한다) 너, 너...! 너도 도망친 죄수 맞지? 깜빡 속을 뻔했네! 이자식들, 내가 지하감옥으로 쳐 넣어버릴 거다!
 
어제 만났던 그 군인입니다.
 
죽일까요?
 
시몽 리브르:(무시하고 간다.)
 
 
방위군:? (벙찐 표정으로 자신을 지나쳐가는 시몽과 루이를 바라본다)
(역시 미친놈인가...?) 어이, 그냥 가면 안되지! (양손으로 루이와 시몽의 목덜미를 잡아 챈다)
 
시몽 리브르:(갑자기 뒤돌려지고 한숨 쉰다.) 보내주면 좋겠군. 나는 취미로 살생하진 않아. 응?
 
시몽 리브르:
위협
기준치: 60/30/12
굴림: 3, 48, 40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극단적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방위군:흠, 흠. (사람 꽤나 죽여봤을 것 같은 눈빛을 마주한다. 뭐 하는 놈이지? 말없이 시몽의 등을 툭툭 두드려준다) 그래... 죄수가 이렇게 당당할 리가 없지! 볼일 다 봤으면 얼른 나가쇼!
 
당신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던 군인이 사라지고,
 
당신은 드디어 수도원의 계단을 내려갑니다.
 
간간히 비명소리나 욕설이 난무하는 것이 제외하고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수도원의 앞마당은 밤새 내린 비로 진흙탕이 되어 있습니다.
 
탑 아래를 지키던 군인들은 당신과 루이를 별 의심 없이 내보내줍니다.
 
저 높고 두꺼운 담을 지나면 드디어 밖입니다!
 
가볼까요?
 
시몽 리브르:그 수도사도 그렇고 다들 생각보다 친절한걸. 세상이 좋아졌어. (루이를 두드리며 밖으로 나간다.)
 
당신은 루이를 부축해 밖으로 나섭니다.
 
그런데 당신이 수도원을 나서려고 하면...
 
시몽 리브르: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언가가 당신의 발치로 굴러 떨어집니다.
 
시몽 리브르:?
 
그것은 윌계수 잎사귀에 은화를 싸둔 것입니다.
 
잎사귀는 까맣게 타올랐고, 찢어진 틈새로 변색된 은화가 드러납니다.
 
시몽 리브르:(발로 잎사귀를 치우고 은화를 집어든다.)
 
당신이 그것에 손을 대면...
 
피부에 물집이 잡힙니다.
 
마치 뜨거운 화상을 입은 것처럼요.
 
hp -1
 
시몽 리브르:(나뭇잎이 남아 있었나? 살짝 찌푸리며 건넨다.) 가지고 있어.
 
루이 뒤모레:(얼떨결에 은화를 건네받고는 물집 잡힌 시몽의 손을 바라본다) 백작님은 악마가 아니라 흡혈귀예요?
 
시몽 리브르:아, 우리도 은에 약하거든. 궁전까진 얼마나 멀지?
 
루이 뒤모레:걸어서 한 시간?
 
시몽 리브르:도착하기 전에 네가 죽겠군. 마차를 잡자고. (수도원 밖으로 나와 두리번거린다.)
 
마차를 잡으려면... 일단 골목을 지나 큰 길가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마차가 들어오기에 이곳은 길이 너무 좁군요.
 
시몽 리브르:루이, 마차는 어떻게 잡지? 부르면 오나?
 
루이 뒤모레:여기서 부르려면 우선 하인이 있어야죠. (시몽의 손을 잡고 골목길로 이끈다) 대로에서 돈을 내고 잡으면 될 거예요.
 
시몽 리브르:음, 그래. (따라간다.) 궁에 가본 적 있나?
 
루이 뒤모레:백작님 보러 몇 번 갔었잖아요. (책망하는 투로 대꾸한다) 재미가 없어서 관두긴 했지만요.
 
시몽 리브르:아 그랬지. 기억나. (잊고 있었다는 듯 웃고는 큰길 한편에 서 있는 마차를 잡는다.) 그래도 궁전 구경은 재미있지 않았나?
 
아직 이른 아침이라, 골목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큰길 한편에 서있는 마차를 향해 손을 뻗으면...
 
멀리서부터 수도원으로 향하는 목소리들이 들립니다.
 
시몽 리브르:
듣기
기준치: 55/27/11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소녀:...오늘은 정말 인형을 선물해주실 거예요?
 
 
마을 여자:물론이지! 어휴, 저번주에 ...고 나왔어야 했는데…(손에 들고 있는 빵 바구니를 아깝다는 듯 바라보다가) 대신 반짝거리는 게 있는지 샅샅이 뒤져야 한다?
 
 
의사의 아내:(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빵을 바라본다) 그 빵을 사는데 돈을 얼마나 썼다고! 오늘은 꼭 값비싼 걸 찾아야 해. 하여튼 군인놈들이 돈독에 올라서는… 쯧쯧.
…그러고보니 그놈 말이야... 애인이 남겨준 유산이 꽤나 많을 텐데… 집 주소라도 어디 써있지 않으려나? 군인 놈들은 통 알려주지를 않으니.
 
 
마을 여자:에이, 이제 다 무슨 소용이야? 그 귀족 자식도 목이 잘렸는데! 발빠른 놈들이 이미 다 훔쳐갔겠지.
 
 
의사의 아내:아냐. 요번에 이웃집 기욤 자식이 그놈한테서 웬 사파이어 목걸이를 벗겨 오더라니까? 기욤 자식도 팔자가 폈지… 지가 귀족이라도 된 것마냥 떵떵거리는 걸 보면 눈꼴시려 죽겠어!
 
 
마을 여자:수도사가 보석이라고? 어휴, 그런 놈인지 몰랐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그동안 그놈에게 받아먹은 빵을 다 토해내고 싶은 심정이다!
 
 
의사의 아내:그렇게 욕심이 많은 놈이니 괴물들의 피를 마실 생각까지 했던 거지! 생각만해도 속이 안 좋아.
 
 
마을 여자:원래 삿된 것들의 곁에 있으면 요절하기 마련이지. 그 백작이라는 작자도 그래서 죽은 게 아니겠어?
 
 
의사의 아내:소름끼쳐. ...그래도 여자가 아닌 게 어디야? 그 천박한 혈통이 끊겼으니.
 
 
마을 여자:혹시 몰라! 이번엔 악마랑 새끼를 칠지... (길을 걷다가 멈춰있는 두 사람을 발견한다) ...응?
 
그들의 시선이 멀뚱멀뚱 서있는 당신과 루이를 항하고...
 
이내 비명이 울려 퍼집니다.
 
 
의사의 아내:!!! 배, 배, 백작?!?! (시몽에게 삿대질을 한다) 당, 당신은 분명히 죽었는데!!!
 
 
마을 여자:(시몽의 얼굴을 보고는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털썩 주저앉는다. 빵 바구니 따위는 잊은 듯하다. 마치 잘못이라도 비는 모양새로)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시몽 리브르:...? 빵 떨어졌네. (굴러다니는 빵에 손짓하고 가던 길 가자는 듯 루이를 토닥인다.)
 
루이 뒤모레:(말없이 시몽을 따라간다)
 
여자들은 그 후에도 한동안 투닥거리다가
 
왔던 길을 향해 줄행랑을 칩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던 찰나,
 
 
???:...자, 잠시만요!
 
누군가 당신을 붙듭니다.
 
시몽 리브르:뭐지?
 
 
???:전 당신을 알아요. (시몽을 빤히 바라보다가) ...당신같은 존재들이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인간의 영혼이나 육신을 받아간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어요.
당신이 이렇게 세상에 나타난 걸 보면 분명히 어떤 사람과 계약을 맺은 거겠죠?
대체 무슨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보나마나 나쁜 소원이겠죠! 그런 악한 짓을 하면 안 돼요!
 
시몽 리브르:(난감하게 돌아보며) 루이, 프랑스인들은 원래 이렇게 말이 많나?
 
루이 뒤모레:어... 글쎄요. (머리를 긁적인다)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시몽 리브르:하긴 넌 말이 없지.
저 여자는 날 아는 것 같은데. 넌 뭐지?
 
 
마젤리나:저는 마젤리나라고 해요. (굳건한 표정) 저는 당신같은 존재들이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돕고 있어요!
당신은... 어떤 사악한 마녀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저는 당신 같은 존재를 한 두 번 본 게 아니에요. 어서 그 계약을 파기하세요.
인간의 영혼이, 육신이 필요한 거라면 차라리 저와 계약해요. 제 소원은 당신이 살인하지 않는 것. 그뿐이니까요.
 
시몽 리브르:지금 필요하진 않아. 난 참을성이 좋고, 무엇보다 미식가거든. 게다가 계약을 파기하면 이 녀석이 슬퍼할 거라고... 그렇지? (돌아보며 미소 짓는다.)
 
루이 뒤모레:(어느새 시몽의 옷자락을 쥐고 있다. 시몽의 시선이 닿으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마젤리나:당신... 당신같은 위대한 존재가 겨우 한 인간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는 데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아요!?
내 영혼은 이 도시에 있는 그 어떤 영혼보다 맑고 선할 거예요. 증오와 복수심 따위에 젖어 있는 영혼이 어떤 맛을 내겠어요? 지독히 쓰기만 하겠죠. 혓바닥이 아릴 만큼. 그리고... (시몽을 똑바로 바라보며) 당신이 나와 계약한다면 그건 그 어떤 것보다 옳은 선택일 거예요. 수십 명의 목숨이 달린 일에 당신의 식성 따위가 중요한가요?
 
시몽 리브르:내가 누구 손에 어떻게 놀아나고 있는데? 자네 말하는 게 꼭 정치인 같아. 그 놈들의 말은 정말 호소력 있는데, 사실 그 안에 아무 정보도 없거든. 난 명료한 걸 좋아해.
 
 
마젤리나:흠, 흠. (자세를 고쳐잡고는) 당신을 기만하고 있는 사람은 이디스라는 마녀에요.
이디스는 분란이 일어난 곳에 가서 싸움을 부추기고, (고갯짓으로 루이를 가리킨다) 저놈같은 사람들에게 소환주문을 알려주어 당신같은 존재를 소환하도록 만들어요. 그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몽 리브르:(고개 기울이며 루이를 쳐다본다.) 그래?
 
루이 뒤모레:잘... 기억이 안나요. 죽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몽 리브르:정말?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진실일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루이 뒤모레:(억울한 듯 시몽을 노려본다) 절 못 믿으시는 거예요?
 
시몽 리브르:(대답하지 않고 뺨을 손가락으로 쿡 찌른다.) 꽤 잘 아는걸. 너도 마녀인가?
 
 
마젤리나:저는 이디스를 쫓고 있는 사람이에요. 이디스가 더 이상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요. (한숨을 내쉰다)
 
시몽 리브르:그럼 마저 쫓도록 해. 난 어디 있는지 모르겠군. 가봐야 할 곳도 있고?
 
 
마젤리나:정말 저놈과의 계약을 파기하지 않을 생각인가요? 미식가라더니, 쓰레기를 주워 먹는 취미가 있었나 보네요! (답답한 듯한 투로 말한다)
 
시몽 리브르:그렇게 나와 계약하고 싶어?
 
 
마젤리나:그래요! 정확히는 당신이 사람들을 죽이는 걸 막고 싶은 거죠!
 
시몽 리브르:내가 죽이는 게 아니야. (잠시 고민하다) 나는 죽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게 맞겠군.
네가 이 녀석만큼 재미있는 걸 줄 수 있다면 생각해 보지... 파리에 살고 있나?
 
 
마젤리나:아뇨. 툴루즈에서 왔어요.
 
시몽 리브르:그럼 연락할 방도가 없군. 안타깝게 됐어.
 
 
마젤리나:...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죽이겠다는 말이군요?
 
시몽 리브르:응. 이 아이가 원해.
 
 
마젤리나:허... (어처구니 없다는 듯 시몽을 바라보다가) 어디 마음대로 되나 보자구요!
 
시몽 리브르:아 그렇지. 이름이?
 
 
마젤리나:댁이랑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씩씩거리며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몽 리브르:...가버렸군?
우리도 가자고.
 
루이 뒤모레:(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저 여자랑 계약하고 싶었어요?
 
시몽 리브르:재미있으면. 이중으로는 하지 않으니 걱정 마.
나는 네 충실한 기사라고 했잖아. 기억하지?
 
루이 뒤모레:악마가 한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죠.
 
시몽 리브르:난 이미 네가 믿고 싶어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는데도?
 
루이 뒤모레:(할 말을 찾지 못한 듯 입을 꾹 다문다) ...그러네요. 그냥... 백작님이 또 떠날까봐 무서웠어요.
이만 가요. (무안한 듯 땅을 바라보다가 앞서서 걸어 간다)
 
시몽 리브르:또 떠나는 일은 없을 거야. 너는 나랑 한몸이 될 테고. 괜찮은 장사지? (몇 걸음만에 따라잡아 큰길로 이끈다.)
 
루이 뒤모레:절 잡아 먹기라도 하실 생각인가보네요. (피식 웃고는 시몽을 따라간다) 그래도 혼자 있는 것보단 백작님한테 잡아 먹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몽 리브르:그거 기쁘군. (길가에 선 마차를 잡아 오른다. 먼저 올라 손을 내민다.)
 
당신의 손을 잡은 루이는 겨우 마차에 올라탑니다.
 
인상을 찌푸리고 있군요.
 
 
마부:(시몽과 루이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어디로 모실깝쇼? 병원?
 
시몽 리브르:(루이의 옷을 적신 빗물을 털어주다가) 튈르리 궁.
 
 
마부:그 꼴을 하고? 으음... 그 전에 돈을 먼저 받아야겄는디. 하도 돈을 안 내고 튀는 놈들이 많아서...
 
시몽 리브르:음. 입 다물고 출발하면 은화 한 닢, 더 말할 거면 10수.
(은화 한 개를 보여주었다가 다시 손 안으로 숨긴다.)
 
 
마부:의심해서 미안하구려! (허둥지둥 마차를 출발시킨다) 이랴!
 
마차가 덜컹, 소리를 내며 출발합니다.
 
마르틴 가를 지나던 마차가 강변의 도로로 접어들고...
 
언제나와 다를 바 없는 도시의 모습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몇 분을 달렸을까요?
 
시테 섬과 루브르 궁을 지난 마차가 거대한 정원 앞에 멈춰섭니다.
 
 
마부:떠들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네! (투덜대며 마차의 문을 열어준다) 도착했소!
 
시몽 리브르:(마부에게 은화 한 닢을 튕겨주고는 내린다. 루이의 손을 잡고 내려오게 돕는다.) 괜찮나?
 
 
마부:(잽싸게 받아든다) 조심히 가쇼! 병원도 꼭 가보고!
 
루이 뒤모레:환자를 데리고 멀리까지도 왔네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내린다)
 
시몽 리브르:따라오겠다던 게 누구더라. 회의는 어디서 하지?
 
루이 뒤모레:정말 치료도 안해준 채로 이렇게 끌고 다닐 줄은 몰랐죠. (시몽의 손목을 잡고는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쪽이요.
 
루이는 당신을 이끌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곳은 현재 회의장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입니다.
 
루이 뒤모레:(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한 번 바라보고, 시몽을 빤히 바라본다)
 
시몽 리브르:(계단을 바라보고, 고개 돌려 루이를 바라본다.) ?
 
루이 뒤모레:못 올라가겠어요.
 
시몽 리브르:안아줄까?
 
루이 뒤모레:(고개를 끄덕인다)
 
시몽 리브르:읏차.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겨우.... 들어올려 계단 올라간다.)
 
당신을 루이를 들어올립니다.
 
시체를 끌어안고 올라가는 꼴이군요.
 
사람들이 당신을 보고 수군대고 있습니다.
 
알아서 길을 터주니 오히려 좋다고 해야할까요?
 
2층엔 관람석으로 향하는 문이 열려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안으로 물밀 듯 들어갑니다.
 
시몽 리브르:입구가 저긴가? 루이.
 
루이 뒤모레:보면 몰라요? (편안하게 안겨 고개를 끄덕인다)
 
시몽 리브르:(알아서 갈라지는 사람들 사이로, 루이를 들쳐안은 채 들어간다.)
 
당신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로가 긴 직사각형 형태의 회의장은 양 끝이 둥근 모양새로 깎여 있습니다.
 
긴 벽을 따라 세워진 관람석에는 회의를 보러 모인 시민들과 언론인들이 가득하고
 
아래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의원들이 보입니다.
 
누군가 연단 앞에서 연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보이는군요.
 
의원들은 여섯 줄로 늘어선 벤치에 자유롭게 앉아 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면 되는 걸까요?
 
시몽 리브르:(대충 몇 명이나 있지?)
 
288여명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몽 리브르:밑에 있는 놈들 전부, 맞지?
 
루이 뒤모레:(고개를 살짝 빼 주변을 둘러본다) 위에 있는 사람들도요.
 
시몽 리브르:좋아.
 
루이 뒤모레:(시몽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문어로 변할 거예요? 전 나가 있을까요?
 
시몽 리브르:...문어 아니야. 네 마음대로 하렴.
 
루이 뒤모레:(맞으면서... 시선을 거두고는 다시 편안하게 늘어진다) 그럼 계속 이렇게 있을래요. 이 일이 다 끝나면 죽을테니까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밑에서 회의가 시작됩니다.
 
거의 말싸움에 가깝지만요.
 
의장의 왼쪽과 오른쪽에 앉은 사람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왕을 처형해야 한다, 하면 안 된다...
 
시몽 리브르:(모욕당해 분한 눈으로 흘겨보다 한숨 쉰다. 어린애 한 명이 문어라 했다고 그의 아름다운 촉수들이 정말 문어인 것은 아니다.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인간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루이의 머리를 마구 헝클이고 앞으로 손을 뻗는다.)
 
그럼 스페인이, 영국이, 제국이 가만히 있겠는가?
 
이 빌어먹을 왕당파 자식...
 
군중들은 흥미롭게 밑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해요.
 
루이 뒤모레:(피곤한 듯 밑을 바라보다가) 다들 좀 닥쳤으면 좋겠네요.
 
시몽 리브르:(루이를 한번 바라보곤 무언가 중얼거리며 손짓한다. 아래층 의석에 두 개의 커다란 관문을 연다. 왼쪽에 하나, 오른쪽에 하나. 대략 백년 전으로 향하는 길을 열면, 의자에 앉거나 서 있던 몸들이 중심을 잃고 기우뚱 빨려들어간다.
1초, 아니면 2초.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관문을 닫아버린다. 그러면 채 통과하지 못한 머리통과 상체만 의석에 덩그라니 남는다. 조용해진 회의장을 둘러보다가, 칭찬해달라는 듯 미소 지으며 고개 돌린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말싸움이 오가던 회의장이 한순간에 조용해집니다.
 
저마다 욕지거리를 뱉어내거나, 쓰레기 등을 던지던 군중들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해집니다.
 
미처 이동하지 못한, 깔끔하게 잘린 사람들의 단면에서 피가 흘러내립니다.
 
잘 닦인 나무바닥이 검게 물들기 시작하고...
 
그제야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놀랄 새도 없이 문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서로를 밀치고, 밟고...
 
루이 뒤모레:(시몽의 팔을 툭툭 친다) 저 사람들은요? 저렇게 살려주는 거예요?
 
시몽 리브르:음. (열린 문에 관문을 형성한다. 이번에는... 천 년 전? 마력이 크게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문 밖으로 뛰쳐나간 사람들이 사라진다. 앞길을 막는 장애물이 없으니 남은 사람들도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 아무도 그들을 해칠 수 없는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는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다 빠져나갔을 때쯤 관문을 닫는다.)
...힘들어.
 
회의장이 조용해진 것은 순식간입니다.
 
사람들이 전부 사라진 회의장은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가 제 용도를 찾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무기력한 절망도, 비명도, 회한도 없이, 정말 깔끔하게 사람들이 사라졌습니다.
 
루이 뒤모레:한 번에 죽여준 건 조금 아쉽네요. 자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거 아니에요? ( 비명 지르며 기어다니는 사람들이나 회의장 곳곳을 채우는 비명소리를 예상했지만... 악마가 소원을 이뤄주는 방식은 상상했던 것과는 꽤나 달랐다. 문 밖으로 뛰쳐나간 사람들과 함께 제 정신도 함께 빠져나간 것 같다. 현실감이 없었다)
죽은 사람들을 보면 죄책감 같은 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전부 깨끗하게 사라져서 그런 걸까요?
 
시몽 리브르:목을 잘라달라며. 정확히 목은 아니긴 하지만... (루이의 어깨를 감싸고 뺨에 가볍게 입맞춘다.) 죄책감을 느낄만한 사람은 이런 화끈한 소원을 빌지도 않아. 그래서 내가 널 마음에 들어하는 거지.
 
루이 뒤모레:백작님한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네요. (피식 웃고는) 군인들이 오기 전에 도맘치는 게 좋겠어요. 괜히 들키면 귀찮아 지니까요.
 
루이는 어서 나가자는 듯 당신의 팔을 툭툭 칩니다.
 
시몽 리브르:그래. (머리를 헝클이고 일어선다.)
 
마치 주인을 태우고 있는 말이 된 것 같군요.
 
시몽 리브르:(안고... 일어선다.)
 
그렇게 관중석을 나가려던 순간...
 
밑에서 낯선 기척이 느껴집니다.
 
살아서 움직일 만한 사람은 없을텐데 말이에요.
 
설마 당신이 실수를 한 걸까요?
 
 
???:
은밀행동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시몽 리브르:(내려다본다.)
 
시몽 리브르: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밑을 내려다봅니다.
 
수상한 여자가 반토막 난 시체와 잘린 머리를 질질 끌고 있습니다.
 
...가져가려는 걸까요?
 
아니면 치우려고?
 
시몽 리브르:(뭘 하나 지켜본다.)
 
주변을 둘러보던 여자는 시체를 놓고 가방에서 자루 하나를 꺼냅니다.
 
머리를 서너개 쯤 주워담은 여자는 그대로 회의장을 조심스레 빠져나갑니다.
 
시몽 리브르:(갸웃거리다 루이를 안고 회의장을 빠져나간다.)
 
당신은 회의장을 빠져나옵니다.
 
늦여름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습니다.
 
저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원을 노니는 사람들을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요.
 
도시는 오늘도 평소와 같은 모습입니다.
 
시몽 리브르:(정원으로 나와 어이쿠, 하며 루이를 내려놓는다.) 돌아가려면 또 한나절이겠어.
 
루이 뒤모레:...설마 감옥으로 돌아겠다는 건 아니죠?
 
시몽 리브르:그것도 그렇군.
그러면 집으로 삼을만한 곳을 찾아보자고. 내 저택은 어디였지?
 
루이 뒤모레:백작님 저택이요? 이 근처였긴 한데, 지금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을걸요.
(정원 한편에 있는 긴 의자를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그냥 저기 앉아서 쉬어요.
 
시몽 리브르:그래도 저녁엔 움직여야 해. 널 재워야 하니까. (의자로 데려가 앉힌다.) 비가 드디어 그쳤군.
 
루이 뒤모레:꼭 제가 내일도 살아있을 것처럼 말하시네요.
 
시몽 리브르:소원을 벌써 빌려고?
 
루이 뒤모레:나중에 빌어도 되나요?
 
시몽 리브르:원한다면. 내가 소원을 빌라고 재촉할 순 없잖니.
 
루이 뒤모레:그럼 최대한 늦게 빌어야겠네요. (장난스레 대꾸하고는 시몽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꼭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요.
 
시몽 리브르:(루이의 손을 느리게 토닥인다.) 내 이야기 좀 해봐. 어떤 사람이었지?
 
루이 뒤모레:글쎄요. 혼자 죽어버린 걸 보면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아닌가? 좋은 사람인가?
(꼼지락거리다가 시몽의 손을 꽉 붙든다) ...무슨 사람이었든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은 제 곁에 있는데.
 
시몽 리브르:(엄지손가락으로 손등을 쓸어내린다. 시선은 정원을 향한 채로 대사를 읊는 것처럼 중얼거린다.) 이번엔 널 두고 가버리지 않을 거야.
 
루이 뒤모레:전 항상 백작님이 정치를 하면 잘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까 연단에서 떠들던 사람들처럼요.
 
시몽 리브르:음, 내가 목소리가 그렇게 컸나?
 
루이 뒤모레:연기를 잘 한다는 뜻이에요. 사람들이 왜 튈르리 궁으로 모여들겠어요? 배우들이 해야 할 일을 정치인들이 하고 있으니 그렇죠. (피식 웃고는 고개를 돌려 시몽을 바라본다) 지금 한가해요?
 
시몽 리브르:칭찬 고맙네. 응? 한가하지.
 
루이 뒤모레:그럼 부탁 하나 들어주시면 안 돼요?
 
시몽 리브르:말해봐. 들어보고 결정하지.
 
루이 뒤모레:백작님은 제 부탁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부 들어줬는데요. (작게 투덜댄다)
 
시몽 리브르:아닌 것 같은데. (키득거리다 손을 툭툭 친다.) 뭔데, 그래서?
 
루이 뒤모레:(자신의 목에 걸린 사파이어 목걸이를 만지작거린다) 이 목걸이가 있던 곳으로 데려다주세요.
 
시몽 리브르:감옥은 싫다며?
 
루이 뒤모레:감옥에서 가져온 거예요?
 
시몽 리브르:음. (잠시 생각하다 끄덕인다.)
 
루이 뒤모레:어떤 감옥인데요?
 
시몽 리브르:네 집이었고 지금은 감옥인 그곳. 이름은 뭔지 모르겠군. 그런데 거긴 왜 가려고?
 
루이 뒤모레:거기로 가면 왠지 백작님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시몽 리브르:눈앞에 있는 사람을 너무 평온하게 무시하는군.
 
루이 뒤모레:하하... (웃음을 터뜨리다가 명치 쪽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린다) 진짜를 봐야 연기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 아니에요?
 
시몽 리브르:많이 그리운가 봐.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말없이 끔뻑거린다.) 귀찮아. 소원이라면 들어주지.
 
루이 뒤모레:다 백작님을 위해서죠. (시몽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린다. 그리고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시몽을 바라본다) 첫 번째 소원의 일환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시몽 리브르:네가 알려주면 되지. 잘 알잖아. (눈 감고 손길을 느낀다. 제법 기분이 좋다.)
 
루이 뒤모레:이럴 때는 제 손을 뿌리쳐야죠. (시몽의 머리를 잔뜩 헝클이다가 손을 뗀다. 명백하게 불만족스러운 투다) 선생님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시몽 리브르:필요 없어. (손길이 멈추자 재개하라는듯 올려다본다.) 마땅한 대가 없이는 들어주지 않을 거야. 즐거움이나, 네 영혼 같은 거.
 
루이 뒤모레:...백작님은 이런 거 싫어한다고요. (다시 쓰다듬는다) 뭘 할 때 가장 즐거운데요?
 
시몽 리브르:넌 좋아하잖아. (손길이 돌아오자 만족.) 아름다운 것들을 볼 때. 재미있는 구경을 할 때?
 
루이 뒤모레:그럼 제 눈알을 드릴게요.
 
시몽 리브르:(얌전히 쓰다듬받고 있다가 잘못 들었다는 듯 고개를 든다. 재미있는 걸 발견한 악동처럼 눈을 빛내며 쳐다본다.) 양쪽 다?
 
루이 뒤모레:(고개를 끄덕인다) 부족하면 머리카락도 뜯어서 가져가시던가요. 어차피 죽으면 다 썩어버릴텐데.
 
시몽 리브르:그럼 지금 줘. (상처나고 거친 얼굴을 한 손으로 감싼다. 엄지손가락으로 눈밑과 눈두덩이를 멋대로 만지작거린다.) 치료도 해줄게. 아직 소원이 남았으니까.
 
루이 뒤모레:치료는 그냥 해주실 거예요? (의심스러운 투로) 그것도 소원으로 빌라고 할 거죠?
 
시몽 리브르:신뢰가 없구나. (엄지손가락이 눈알 밑을 꾹 누른다. 초점이 흐린 새파란 눈동자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입꼬리가 비실비실 올라간다.) 지금 바로 할까?
 
루이 뒤모레:치료도 그냥 해주실 거라면요. ...안 아프게 해주세요. (막상 눈알을 빼앗긴다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공포와 걱정이 뒤섞인듯한 표정이다)
 
시몽 리브르:음. (눈알에 완전히 정신이 팔린 듯, 허락을 듣자마자 왼눈 아래로 엄지를 찔러넣는다. 물건을 쥘 때 쓰는 나머지 손가락들로 눈알을 거칠게 쥐고 단숨에 뽑아낸다. 다른 쪽 눈과 이어진 시신경이 딸려오다가 손가락 사이로 거칠게 끊어진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붉은 얼굴을 두어 번 두드린다.) 너 같은 아이는 처음이야. (웃으며 손에 쥔 눈알을 올려다보다가) 아 이런. 핏줄이 안 터지게 조심했어야 했는데.
 
루이 뒤모레: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손이 눈알을 파내기가 무섭게, 루이는 정신을 잃고 맙니다.
 
제정신으로 견디기엔 너무나 큰 고통이었겠지요.
 
가뜩이나 반쯤 죽은 상태의 인간이라면요.
 
반쯤 감긴 눈꺼풀 사이로 피가 흘러나옵니다.
 
눈물을 흘리는 것 같군요.
 
시몽 리브르:(엄지손가락을 한 마디 정도 물어뜯어 내려앉은 살가죽 안에 넣어준다. 손가락은 금세 꿈틀거리는 검은 촉수덩어리로 변해 눈알이 원래 차지하던 공간을 채운다.)
(다른 쪽 눈알도,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파내고, 같은 방식으로 채워준다. 얻어낸 눈알 두 개는 뱃속에 삼켜 보관한다!)
 
뱃속이 든든해졌습니다.
 
눈알도 두 개나 얻다니...
 
이번 여행은 꽤나 수확이 많네요.
 
이제 진짜 '백작'을 만나러 가볼까요?
 
시몽 리브르:(피묻은 손을 외투에 닦아내다 고민한다. 그런데 뭐라고 빌었더라?) 이 목걸이가 있던 곳에 데려다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잠시 고민하다가, 안아올려 수도원이자 감옥인 그곳으로 돌아간다.)
 
당신은 루이와 함께 감옥으로 돌아갑니다.
 
.....
 
.....
 
여전히 더럽고 음침한 곳입니다.
 
당신은 루이를 침대에 내려놓고 숨을 고릅니다.
 
이젠 마지막 소원 한 개만이 남았지요.
 
과연 무슨 소원을 빌까요?
 
시몽 리브르:(옆에 누워 숨을 고른다. 무겁기도 하지. 그대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린다.)
 
루이는 죽은 듯이 누워있습니다.
 
이대로 죽어버리는 건 아니겠지요?
 
아직 소원이 한 개 남았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10시간이 흐르고...
 
루이가 겨우 눈을 뜹니다.
 
파란 눈동자가 사라진 자리엔 당신의 일부가 꿈틀대고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눈이... (무언가 눈 안쪽을 간지럽히는 기분이 들어 습관적으로 눈꺼풀을 문지른다. 꿈틀거리는 촉수와 손가락이 스치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뒤로 빤다) 뭐, 뭘 넣은 거예요?
 
시몽 리브르:내 일부들. (검은 촉수들을 콕콕 찌르면 오밀조밀하게 꿈틀거린다.) 아프지 않지?
 
루이 뒤모레:(그가 눈을 찌를 때마다 눈 안쪽이 가려웠다. 문득 문어와 비슷한 것으로 변했던 그의 그림자가 생각난다. 질색하며 시몽의 손을 쳐낸다) 이 꼴을 하고 어떻게 백작님을 만나러 가요?
(주변을 더듬거리다가 시몽의 코트자락을 움켜쥔다) ...이거라도 뜯어서 감아주세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기절하겠어요.
 
시몽 리브르:(손바닥으로 눈을 감겨준다.) 이러면 되지. 대신 얼굴은 좀 닦아줄게. 꼴이 말이 아니군.
 
루이 뒤모레:(닦아 달라는 듯 가만히 있는다. 눈을 감고 있으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습관적으로 자꾸 눈을 뜨게 된다. 이런 괴상한 꼴로 다닐 수는 없었다. 머리카락을 묶고 있던 리본을 풀어 얼굴에 두른다)
 
시몽 리브르:(이불보로 얼굴을 닦아주다가) 이 꼴로 머리까지 산발이면 무덤에서 올라온 시체처럼 보이겠는걸.
 
루이 뒤모레:그래도 죽는 것보단 낫죠. (피식 웃고는 주변을 더듬더듬 짚어본다. 천이 깔린 걸 보니 침대인 모양이었다. 침대 가장자리를 찾아 걸터앉는다) 이제 진짜 백작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시몽 리브르:네 방에 관문을 만들어뒀지. 나랑 같이 과거로 갈 거야. (손가락으로 엉킨 머리를 빗처럼 쓸어내린다.) 내 저택은 어디였지?
 
루이 뒤모레:여기서 안 멀어요. 어제 갔던 곳 근처에요. 사람들한테 모니 백작의 집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안내해줄걸요. (시몽의 손을 대강 털어내고는 우뚝 선다. 그리고 안내하라는 듯 시몽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본다)
 
시몽 리브르:네가 있는데 굳이? (루이의 손을 잡고 관문을 만들어둔 벽으로 간다.) 여기가 관문이야. 시간은 1년 전. (손을 잡은 채로 먼저 관문을 통과한다.)
 
루이 뒤모레:관문이요? 어떻게 생긴 건데요? (발걸음을 옮기며 묻는다)
 
시몽 리브르:음. 두루뭉술해. (두루뭉술하게 생긴 입구를 돌아보다 두루뭉술하게 대답한다.)
 
당신은 루이와 함께 관문을 넘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것과 같은 풍경이 시야에 담깁니다.
 
훨씬 깨끗한 바닥이나 침구, 더 다양한 가구들...
 
루이 뒤모레:(앞이 보이지 않으니 정말 시간을 넘은 것인지, 자신이 속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의심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붙들고 있는 시몽의 손을 가볍게 흔든다) 정말 과거로 온 것 맞아요?
 
시몽 리브르:곧 알게 되지 않겠어? 일단 여기부터 나가자고. (계단 쪽으로 익숙하게 걸어간다. 내려가면 밖이겠지.)
은밀행동
기준치: 30/15/6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루이를 이끌고 밖으로 향합니다.
 
오늘따라 운이 좋군요!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고 편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수도회의 앞마당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누군가는 루이가 입은 것과 같은 옷을 입고, 누군가는 당신이 입은 것과 비슷한 옷을 입고...
 
그때 당신을 발견한 누군가가 멀리서 외칩니다.
 
 
문 지키는 수도사:(의문스러운 목소리로) 백작님? 루이는 벌써 만나고 내려오신 겁니까? 들어가신 지 몇 분도 안 된 것 같은데...
 
시몽 리브르:아, (꼴이 말이 아닌 루이를 슬쩍 가리고 선다.) 못 찾겠더군. 어디로 가야 하지?
 
 
문 지키는 수도사:으음... 그럼 방에 있는 걸까요? 걔가 갈만한 곳이 딱히 없는데...
그럼 방으로 한 번 가보시지요? 백작님께서 들어가실만한 곳은 아니겠지만요.
 
시몽 리브르:방 말고 짚이는 곳은 없고?
 
 
문 지키는 수도사:음... (머리를 싸매다가) 뒷마당에서 화분에 물을 주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시몽 리브르:고맙네. (루이를 돌아보며) 술래잡기도 아니고. 우선 다시 들어가자고.
 
루이 뒤모레:...어서 가요. (방금 멀리서 들려온 목소리는 분명 귀에 익은 것이었다. 수도원 모두의 이름을 외울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정말 과거로 돌아온 것일까? 아니면, 그가 남의 목소리를 흉내내고 있는 것일까? 잠시간 고민하다가 시몽이 이끄는대로 쫓아간다)
 
다시 방으로 돌아갈까요?
 
시몽 리브르:(손을 잡고 올라간다. 슬슬 지루해지는 통에, 걸음을 배려해주지 않고 그저 빨리 방으로 올라갈 생각뿐이다.)
 
루이 뒤모레: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루이는 어찌저찌 당신을 잘 따라 올라갑니다.
 
몸에 익은 길인 덕분일까요?
 
루이 뒤모레:누가 악마 아니랄까봐...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는 궁시렁댄다)
 
그렇게 내려온 길을 걸어 다시 올라가면...
 
루이의 방 안에 누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문이 반쯤 닫혀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복도에서 우뚝 멈춰선다.) 얼마나 필요해? 시간은.
 
루이 뒤모레:? (같이 멈춰선다) 최대한 오래요.
 
시몽 리브르:벌써 지루한데.
지금 정해두는 게 좋을 거야. 그게 아니면 지루해졌을 때 바로 관문으로 둘 중 한 사람을 밀어넣어버릴 테니.
 
루이 뒤모레:...일주일?
 
시몽 리브르:한 시간.
 
루이 뒤모레:한 시간이요!? 허... (어처구니 없다는 듯 시몽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다가) 인사만 하고 오라는 거예요? 저는 눈도 두 개나 줬는데?
 
시몽 리브르:비싸게 쳐준 거야. 한 시간, 그리고 돌아가야 해.
 
루이 뒤모레:...알았어요. 어디로 가면 돼요?
 
시몽 리브르:(손을 잡은 채 걸어가 방문을 두드린다. 안에서 대답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방문을 두드리면...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시몽 리브르:(들어가라는 듯 손등을 두드린다.)
 
루이 뒤모레:(침을 꼴깍 삼키고는 문을 조심스럽게 민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정말 자신 앞에 진짜가 있는 건지... 반신반의하며 목소리를 낸다) 백작님?
 
시몽 리브르:아, 어디 있던....... (열린 문으로 보이는 광경에 간만에 말을 잃고 눈만 깜빡인다.) 뭐야?
 
시몽 리브르:(루이의 등을 밀고 들어가 자연스럽게 침대에 앉는다.) 할 말들 나눠.
 
시몽 리브르:아니 잠깐, 이 놈은 뭐지? 넌 또 꼴이 왜 그 모양이고?
 
루이 뒤모레:(사방에서 들려오는 시몽의 목소리를 듣다가 손을 내젓는다) 잠깐, 잠시만요... 그래서 백작님은 지금 어디 있는 거예요?
 
시몽 리브르:여기. (걸터앉은 채로 태평하게 내뱉는다.)
 
시몽 리브르:뭐야? 여기야. (루이를 붙든다.) 저 녀석은 뭐야?
 
루이 뒤모레:(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가다가... 붙들린다. 앞뒤를 번갈아 보다가 자신을 붙든 시몽을 바라본다) ...진짜 백작님이에요?
 
시몽 리브르:(혼란스러운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본다.) 설명부터 해봐.
 
루이 뒤모레:그런 거 할 시간 없어요. (짧게 대꾸하고는 시몽을 와락 끌어안는다. 울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눈물은 나지 않는다. 끌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뭐 하고 계셨어요?
 
시몽 리브르:뭐 하긴, 기다리고 있었잖아. (침대에 앉아 서커스 구경이라도 하듯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얼굴이 같은 남자를 곁눈질하다가 품에 안긴 루이를 마주 안는다. 그러고 있자니 무언가 떠오른다.) 얼마 전에 내가 수도원에서 헛짓거리를 하고 갔다고 소문이 났던데. 저 놈 짓이야?
 
루이 뒤모레:무슨 헛짓거리요? (의아한 어투로 대꾸하고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시몽의 손 한 쪽을 들어 머리에 얹어놓는다)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시몽 리브르:(얼떨결에 쓰다듬는다.) 눈은 또 왜 이러고 있어? (머리 뒤쪽으로 묶인 리본을 당긴다.) 내가 식당에 쳐들어와서 네 목걸이를 뺏어갔다던데...
 
루이 뒤모레:(다급하게 시몽의 손을 쳐낸다) 하지 마세요! ...조금 다쳤어요. (리본을 안 풀어지도록 다시 꽉 묶는다)
제 목걸이를 빼앗아 갔다고요? (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노려본다. 방 어딘가에 있는 그를 제대로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를 풀어 시몽에게 건넨다) 여기요.
 
시몽 리브르:(또 얼떨결에 받아들고는 뒤에서 지켜보는 자신과 눈이 마주친다.) ...네 눈도 저 놈이 그런 건가?
 
루이 뒤모레: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제가 먼저 눈알을 주겠다고 했어요.
 
시몽 리브르:뭐?
아니, (품에 안긴 루이를 떼어내고 양 어깨를 잡는다.) 역시 설명부터 들어야겠어.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말해.
 
루이 뒤모레:그게 뭐가 중요해요? 머리나 쓰다듬어 주세요. (다시 시몽의 손을 머리 위에 얹어둔다)
 
시몽 리브르:(힘없는 머리통을 붙잡고 슬쩍 떼어낸다.) 어서.
 
루이 뒤모레:...갖고 싶어 하는 것 갈길래 준 것 뿐이에요.
 
시몽 리브르:네가 왜? ...설마 나한테 준 건가?
 
루이 뒤모레:(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한 시간 후에 다 설명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그냥 한 시간만 모른척 해주시면 안 돼요?
 
시몽 리브르:(저 놈이 있는데? 하는 소리와 동시에 등 뒤에서 끄덕인다.) 그래, 난 신경 쓰지 마.
 
시몽 리브르:루이, 뭐 더 하고 싶은 건 없어? 최대한 빨리 해주면 좋겠는데.
 
루이 뒤모레: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어요? (뒤를 향해 쏘아붙이고, 시몽을 다시 끌어안는다) ...백작님.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이왕이면 한시간동안요. 머리도 쓰다듬어주시면 좋구요.
 
시몽 리브르:...왜 한 시간인데?
 
루이 뒤모레:(책망하는 어투로)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으세요? 그 후엔 돌아가야 하니까요.
설명은 저 뒤에 앉은 사람한테 듣고... 빨리요.
 
시몽 리브르:(전혀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지만 일단 하라는 대로 한다. 루이는 어디로 간 거지? 이 녀석과 바꿔치기라도 당했나, 하지만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는 이 녀석도 의심할 수 없이 그 아이답다.) 그래, 사랑해. 루이.
 
루이 뒤모레:보고 싶었어요, 백작님... (작게 웅얼거리고는 한쪽 팔을 뻗어 시몽의 손을 찾아 쥔다. 그리고는 자신의 머리 위에 얹는다. 익숙한 양이 코끝을 파고드는 것이 꿈 같았다) 어제는 뭘 하셨어요? 오늘은 뭘 할 계획이셨고요?
 
시몽 리브르:다를 게 있나. (머리통을 토닥이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준다.) 어젠 의회가 열려서 궁에 다녀왔어. 오늘은 딱히 일정이 없군.
 
루이 뒤모레:(의회, 그 단어를 듣는 순간 과거가 되풀이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년 여의 시간 뒤면 자신의 앞에 있는 시몽도 죽어버리고 말 테지... 자신이 알던 그는 아니었지만 같은 미래를 맞이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백작님. 돈 많으시죠? 당장 파리를... 아니, 프랑스를 떠나시는 게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마세요.
 
시몽 리브르:오, 거기까지. (침대에서 일어나 루이를 끌어당긴다.) 재미있는 구경은커녕 점점 더 지루해지기만 하잖아. 이제 그만 가야겠어.
 
시몽 리브르:아까부터 거슬렸는데, 네 놈은 대체 뭐야?
 
시몽 리브르:이 루이는 내 거야. 네 게 아니라고.
가자. 시간은 끝났어. (루이를 거칠게 끌어당긴다.)
 
루이 뒤모레:벌써 한 시간이 지났다고요? 거짓말 하지 마세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자신을 붙들고 있는 시몽을 털어낸다) 약속도 제대로 안 지킬거면서 눈알은 왜 가져갔는데요?
 
시몽 리브르:(웃으며 다시 붙잡아 관문으로 밀어넣는다. 루이의 얼굴 안에서 잠들어 있던 촉수들도 빠져나가고 싶다는 듯 꿈틀거리며 관문을 향해 손을 뻗는다.) 내 맘이야. 그리고 그, 백작? 루이는 뒷마당에 있다는군.
 
루이 뒤모레:장난해요? 그럼 저도 제 마음대로 할 거예요. 죽을 때까지 있을 거라고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다가 시몽을 밀쳐낸다. 남아 있는 힘을 쥐어짠다...)
 
시몽 리브르: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루이 뒤모레:
근력
기준치: 40/20/8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시몽 리브르:날 구속할 수 있는 건 소원뿐이야. (루이가 힘없이 관문 안으로 밀려나고, 자신도 안으로 따라들어간다. 뒤에서 무어라 소리치는 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루이와 함께 관문을 넘습니다.
 
뒤에서 당신과 똑 닮은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루이 뒤모레:(한참이나 씩씩거리다 뒤를 홱 돌아본다) 눈알 다시 줘요.
 
시몽 리브르:소원이라면 주지.
 
루이 뒤모레:그쪽이 먼저 거짓말 했잖아요? 그런데 내가 왜 또 소원을 빌어요?
 
시몽 리브르:합리적인걸. (토닥이며 낡은 침대에 걸터앉는다.) 싫으면 말고.
 
루이 뒤모레:평소에도 그렇게 사기를 치고 다니나보죠? 제 영혼은 못 가져갈 줄 아세요. 다른 악마랑 계약해버릴 거예요. (대강 시몽이 있다고 생각되는 곳을 바라보며 쏘아붙인다)
 
시몽 리브르:(킬킬거리다 눈물까지 닦는다.) 영혼이 남아나질 않겠어. 그래도 네가 이래서 좋아. 눈알까지 파내지고도 날 두려워하지도 않고.
 
루이는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눈이 안 보여서 잘은 모르겠지만...
 
분노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시몽 리브르:(손을 잡고 침대로 가볍게 끌어당긴다.)
 
루이 뒤모레:뭐예요, 또? (끌려가다가 손을 뺀다) 앞으로 10년 간은 소원 안 빌 줄 알아요.
 
시몽 리브르:그 전에 네가 죽을걸. 괜히 힘빼지 말고 앉아. 어차피 네가 할 수 있는 건 소원을 비는 일밖에 없으니까.
 
루이 뒤모레:...앉혀 주던가요.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노려본다. 하지만 반박할 만한 말이 없어 다시 손을 뻗는다)
그쪽은 언제 제일 화가 나요?
 
시몽 리브르:(미소 지으며 손 잡아 앉혀준다.) 왜, 화나게 해보려고?
 
루이 뒤모레:(겨우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그래야 공평하지 않겠어요?
 
시몽 리브르:넌 공평한 걸 좋아하는구나. 하지만 이미 네 쪽이 남는 장사인걸. 소원을 세 가지나 이룰 수 있잖아? 난 고작 영혼 하나를 가져갈 뿐인데.
 
루이 뒤모레:사람의 영혼이 그렇게 맛있나 봐요?
 
시몽 리브르:응. 약간 다르긴 해. 진미를 먹었을 때의 기쁨보단 가슴속이 충만해지는 정신적인 기쁨이라고 생각하면 알기 쉽겠군.
 
루이 뒤모레:그래요?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기색으로 말꼬리를 흐리다가... 곧 밝게 웃는다) 그럼 지금 마지막 소원을 빌게요. 좋죠?
 
시몽 리브르:방금 전엔 10년 동안 안 빈다더니? (웃는 얼굴을 가리는 거추장스러운 리본을 풀어낸다.)
 
루이 뒤모레:아주 좋은 소원이 생각났거든요. 그쪽도 마음에 들 거예요.
 
시몽 리브르:정말? 뭔데?
 
루이 뒤모레:(손을 뻗어 시몽의 얼굴을, 그리고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소중한 것을 다루듯 부드러운 손길이다. 한동안 그를 훑던 루이는 곧 두 팔을 뻗어 그를 끌어안는다. 낡은 천 위로 얼굴을 묻고 소리없이 조소한다. 그러나 흘러나오는 목소리 만큼은 차분하고, 다정하기만 하다) 나를 사랑하세요. 그리고 그 사람을 눈 앞에서 잃는 게 어떤 심정인지 겪어봐요.
 
시몽 리브르:...널 사랑하라고? 그게 소원인가?
 
루이 뒤모레:(여전히 시몽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다. 그대로 고개를 끄덕인다) 별 것 아니죠? 10년을 기다리는 것보단 쉽잖아요.
 
시몽 리브르:좋아. (순진한 건지 체념한 건지. 비웃지 않을 수 없는 사랑스러운 질문에 한참을 키득거리다가, 귓가 언저리에 쪽 입맞춘다.) 받아들이지.
널 사랑할게. 내가 널 데려가기 전까지.
 
고개를 든 소년이 밝게 웃어보입니다.
 
그가 이렇게 웃는 것을 이전에도 본 적이 있던가요?
 
.......
 
.......
 
사랑을 빌기에 참으로 적절한 때와 장소이지요.
 
화려한 궁전의 밑바닥에 널부러져있던 원수들의 시체는 먼 과거로 사라지고
 
황량한 사막에서 불어온 모래폭풍은 평화로운 도시에 불온한 먼지를 끼얹습니다.
 
오래된 상처에서 흘러내린 핏물이 침대를 잔뜩 적시던 그 날에
 
자신을 세상의 왕으로 만들어달라는 소원이나
 
곳간의 곡식이 썩어갈 정도의 부자로 만들어 달라는 소원은 여럿 있었지만
 
그 누구도 이런 소원을 빈 적은 없었습니다.
 
사랑이라!
 
이토록 악마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또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당신의 존재보다 더욱 위대한 힘,
 
계약을 이행하는 마법의 힘은
 
차갑에 얼어버린 악마의 심장에 사랑의 불씨를 떨굽니다.
 
그의 시선이 당신의 마음 속에 푸른 불꽃을 피어오르게 합니다.
 
당신의 뱃속에 있는 그의 눈동자와 똑 닮은 것을요.
 
지옥엔 존재하지 않는 빛깔이에요.
 
이토록 푸르고 맑은 것은…
 
작은 불씨는 거대한 화마가 되어 당신의 심장을 불사지릅니다.
 
심장이 쿵쿵거리고, 가슴이 뜨거워지고...
 
당신의 뺨이 한여름의 들장미처럼 붉게 물듭니다.
 
그 ‘백작’이라는 작자도 이런 기분을 느꼈던 걸까요?
 
죽어가는 소년을 향한 열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라요.
 
인간을 사랑한 악마라니...
 
당신이 인간을 사랑하게 되다니요!
 
이런 일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행된 계약을 되돌릴 방법은 없겠지요.
 
당신은 꼼짝없이, 소년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루이 뒤모레:(말없이 고개를 든다. 그러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뿐이었다. 눈을 잃었으니 제 소원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지금 기분이 어때요?
 
시몽 리브르:사랑이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네가 바라는 그 방식대로 널 사랑하게 된 것 같아. (한참 그를 내려다보다 머리를 쓸어넘겨주고, 뺨을 매만진다. 어떻게 이렇게 모든 부분이 탐이 날 수가? 아끼는 것들 중 가장 아끼는 것을 다루듯 소중하게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뺨을 쭉 잡아당겨본다.) 아하하.
이제 나 말고는 아무도 네 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할 수 없다는 게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나만 알고 있으니까, 나만 네게 감탄할 수 있어. 아, 루이. 정말이지... 한쪽만 가져가야 하는 게 몹시 안타까워졌어. 이걸 어떡할 거야?
 
루이 뒤모레:(그가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일까? 혹은 정말 그 말도 안되는 소원이 이루어진 것일까? 루이는 의심을 버렸다. 이 악마가 자신을 속이자고 10년의 세월을 이 지상에서 허비할 위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루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빙그레 웃어보였다) 그럼 이제 절 어떻게 할 거예요? 백작님. 이젠 머리카락을 뜯어갈 거예요? 아니면 손가락을 하나씩 씹어 먹을 건가요?
 
시몽 리브르:그러고 싶지만, 그러면 네 영혼을 가질 수 없잖아. 네 영혼을 가지면 다른쪽을 포기해야 하고. (울상을 짓다가 손가락마다 깍지를 끼고 잠깐 자국이 남을 정도로만 깨문다.) 네가 날 애타게 만들었어. 사랑하게 되면 이런 걸 고민해야 하는군. 날 괴롭히려고 그런 소원을 빌었지? 응?
 
루이 뒤모레:당연하죠. 당신이 나를 먼저 괴롭혔으니까 나도 당신을 괴롭혀야 공평하잖아요. (잡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그래서 정말로 괴로워요? 악마라 그런 걸 모르나?
 
시몽 리브르:애가 타. 안달이 난다고. (앙 깨문다.) 어떻게 할 거야? 너도 날 좀 사랑해봐. 키스해줘.
 
루이 뒤모레:...제가 어떻게 백작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자유로운 손으로 그의 얼굴을 더듬어 입술을 찾아낸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의 입술에 자신의 것을 포갠다)
 
시몽 리브르:(고백을 들어내고 입맞춤을 받아내도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양껏 입술을 쪼아대고 불만스럽게 투덜거린다.) 네 영혼을 가질 거야. 그런데 네 몸도 썩지 않고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너 때문에 난처하게 됐어. (이마를 맞댄다.) 더 말해봐. 사랑한다고.
 
루이 뒤모레:제 손바닥에 못을 박는 건 어때요? 극장에 있는 인형들처럼요. 그리고 끈을 매달아 움직이는 거죠. 여자애들이 그런 것들을 좋아하던데.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시몽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시몽 리브르:달라. (웃음소리가 듣기 좋아 미소 짓는다. 더 하라는 듯 손바닥에 목을 비비적댄다.) 아쉬워. 널 보러갈 거야. 너는 반드시 날 만나게 되어 있으니까, 네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널 지켜볼 거야. 그러면 그리움이 달래지겠지.
 
루이 뒤모레:얼굴이 달라질 텐데요? 절 어떻게 알아보시려구요?
 
시몽 리브르:영혼이 같잖니. ...아 이런. 너 때문에 과거 속에서 살게 생겼어. 사랑이란 지독하군. 정말 지독해. (루이의 어깨에 고개를 푹 묻는다.)
 
루이 뒤모레:제 영혼은 백작님의 손에 있을텐데... 백작님이 만나게 될 사람들을 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몽의 등을 끌어안고 토닥인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제 영혼은 백작님의 것이니까요. 그 지독함도 곧 사라지겠죠. 안 그래요?
 
시몽 리브르:맞아. 전부 내 거야. (고개를 파묻은 채 꼭 끌어안는다.) 사랑해.
 
루이 뒤모레:...사랑해요, 백작님. 이렇게라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나지막이 내뱉고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달콤한 순간은 아주 찰나처럼 느껴집니다.
 
루이의 손등에 새겨진 문양에서 검은 연기가 꾸역꾸역 흘러나와
 
그의 목을 목줄마냥 감싸 조입니다.
 
금방이라도 그를 지옥도 속으로 잡아 끌고 갈 듯이,
 
금방이라도 그의 숨통을 끊어버릴 듯이...
 
당신의 등을 끌어안고 있던 손가락이 옷 위를 할퀴고
 
당신의 귓가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지상에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것이 끝인가 보군요.
 
이제 그는 죽음을 맞이하겠죠.
 
백작이 아닌 당신의 품 안에서요.
 
당신이 고대하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 소년에게서 계약의 대가를 받아낼 순간이요.
 
당신은 그의 육신을 취할 건가요?
 
혹은, 그의 영혼을 취할 건가요?
 
시몽 리브르:(숨에는 영혼이 담겨 있다고 하던가.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는 입술을 삼키며 그곳으로부터 터져나오는 영혼을 받아간다.)
 
파랗게 질린 입술 사이로 마지막 숨 한 조각이 새어나옵니다.
 
당신이 첫날 보았던 그 유령...
 
그의 모습을 한 영혼이 빠져나오고
 
그것은 그대로 당신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육신은 언젠가 썩어 없어지고 말 것이죠.
 
그러니 영혼을 취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
 
더군다나 당신이 사랑하는 이라면 말이에요.
 
순간의 복수심에 눈이 멀어 기꺼이 지옥에 떨어지기를 자처한,
 
망령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악마에게 사랑을 빌어버린,
 
죽기 직전까지 돌아오지 못할 그림자를 쫓는…
 
어리석은 소년.
 
당신의 혀 끝에서 달콤한 맛이 느껴집니다.
 
이처럼 황홀한 영혼을 맛본 적이 있던가요?
 
소년은 이제 당신의 품 안에서 영원을 살아가겠죠.
 
그렇게 만족스럽게 그를 음미하고 있을 때...
 
당신의 몸 안에서 루이의 영혼이 잘게 부서집니다.
 
그것은 당신에게서 도망치려는 듯 내장을 거칠게 긁고,
 
결국 다시 목구멍을 타고 빠져나와...
 
흐려지고, 흩어집니다.
 
새파랗게 빛나는 영혼의 조각들이 세차게 날개짓합니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조각난 그의 영혼이 날아갑니다.
 
시몽 리브르: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당신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
 
......
 
당신을 소환하는 주문을 알려주는 대가로, 마녀는 무엇을 받고자 했을까요?
 
당신이 루이의 영혼을 탐했듯 그녀도 그의 영혼을 탐한 게 분명합니다.
 
악마에게 행복이라니...
 
그게 가당키나 했던 일인가요?
 
짧은 순간 맛보았던 행복은 마치 쓰디 쓴 알약처럼
 
당신의 혀 끝을 맴돕니다.
 
당신은 무슨 꿈을 꾸고 있었나요?
 
상처투성이 손을 붙잡고 망각의 강을 건널 순간을 고대하기라도 했나요?
 
그를 끌어안고 키스를 퍼붓기라도 할 생각이었나요?
 
당신의 영혼은 당신의 손을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잡지 못한 마녀를 이제와 쫓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가루가 되어 흩어진 영혼을 쫓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찰나의 선택은 순간을 좌우하고, 미래를 좌우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방법은 없어요.
 
당신의 손에 남은 것은 영혼 없는 육신 뿐입니다.
 
그의 상처에서 흐르는 썩은 피가 당신의 옷깃을 적시고
 
푸석한 머리카락을 뒤집어 쓴 고개가 힘없이 떨구어집니다.
 
이미 불질러진 감정은 쉽사리 끌 수가 없는 것이라
 
그의 싸늘한 체온이 맞닿을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만 같아요.
 
이건 슬픔인가요, 분노인가요?
 
이게 절망인가요?
 
이게 그의 복수인가요?
 
끝없는 겨울이 존재하지 않듯
 
시간이 흐르고 태양이 당신의 머리 위로 솟아오르면,
 
한 줌 남은 그의 시간이 최후의 종말을 맞이하면
 
이 몸은 곧 썩어 문드러지겠지요.
 
형체도 없이 녹아 흙 속으로 사라지겠지요.
 
태양의 열기에 녹아버린 눈송이처럼.
 
변하지 않는 것도, 변화 속에서 영원한 것도
 
오로지 인간의 영혼 뿐이에요.
 
아,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이 소년을 사랑해버리고 말았는데.
 
그와 영원을 함께하고 싶어졌는데.
 
고작 이 육신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만큼...
 
생기를 잃어버린 수도원은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하기만 합니다.
 
빌어먹을 목소리가 자꾸만 귓전을 울리는 것 같아요.
 
그의...
 
목소리가요.
 
어디선가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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