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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6 메피스토 노스페라투

솔찬--* 2022. 7.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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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여, 그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메피스토 노스페라투
 
*
 
PC 루이 뒤모레   KPC 시몽 리브르
 
Writer A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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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들으셨습니까?"
 
따분한 파티, 환한 샹들리에와 그 아래 빛나는 샴페인 잔.
 
창밖의 매서운 바람도 화려한 창문을 뚫고 들어오진 못합니다.
 
당신에게 말을 건 사람이 이야기합니다.
 
이 도시에, 또 다시 목이 물려 죽은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모두가 이야기합니다. 이 도시 어딘가에 ‘노스페라투’가 살고 있을지 모른다고…”
 
허황된 말이지만 당신은 그것이 뜬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당신이 그 증거인 걸요.
 
…생각은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끊깁니다.
 
연회장의 닫힌 문이 버겁게 열리고, 당신이 기다렸던, 또는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바로 그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하고 떠난 당신의 연인.
 
근 한 달간 전혀 보지 못했는데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요!
 
귀족 행세를 하며 잠입한 이곳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파티가 있는 곳에는 늘 시몽 리브르가 있지 않았던가요.
 
그는 넉살좋게 웃으며 금세 사람들 사이로 섞여듭니다.
 
그에게 말을 걸어볼까요?
 
루이 뒤모레:(좋게 끝난 사이도 아닌데 굳이... 자신이 먼저 아는 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조용히 샴페인이나 마신다...)
 
: *핸드아웃 나갔습니다!
 
루이 뒤모레:(받았습니다><)
 
그는 느지막이 연회에 들어와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간 전하지 못했던 안부를 물으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으로 몰려드는군요.
 
이래서야 다가가려 해도 쉽지 않겠습니다.
 
그러는 사이, 회장에 경쾌한 곡조가 울려퍼지기 시작합니다.
 
사교계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도회. 귀족들은 이 날을 위해 연금을 탕진하고 최고의 재단사들에게 드레스와 연미복을 부탁합니다.
 
새틴과 벨벳의 천자락이 둥글게 펴지며 간격을 벌리고, 사람들은 서로의 손과 눈을 맞춘 채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화려하고, 밝고, 가난도 죽음도 없는 환한 연회장.
 
시몽도 누군가와 춤을 춥니다. 한때 당신을 바라보던 눈으로 다른 누군가를 바라보며.
 
‘노스페라투.’ 그보다 당신에게 어울리는 이름이 있을까요.
 
당신의 몸에 흐르는 차가운 피는 질병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다지도 괴로울 수 있겠습니까?
 
먹이로 삼는 상대를 반드시 사랑하고야 마는 족속. 그게 당신의 정체입니다.
 
그러니 시몽 리브르가 당신을 떠난 걸 그의 탓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마침내 한 곡이 끝납니다.
 
그리고, 파트너의 손을 놓은 시몽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시몽 리브르:오랜만이지? ...
 
루이 뒤모레:그러네요... (괜히 시선을 피하며) 바쁘실텐데 뭐하러 여기까지 오셨어요. 춤이나 더 추지.
 
시몽 리브르:뭐하러 왔겠어. (미소지으며 손을 내민다.) 다음 상대가 되어주겠나?
 
: 심리학 판정 해볼까요?
 
루이 뒤모레:
심리학
기준치: 40/20/8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내민 손이 답지 않게 떨리고 있습니다.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의 거절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우리의 이별은, 원인이 무엇이었든 그의 결정이었습니다.
 
루이 뒤모레:(...자신이 읽었다고 생각하는 그의 속내조차도 그가 만들어낸 가면이 아닐까? 시몽이 내민 손을 빤히 바라본다) 우리가 같이 춤이나 출만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저는 춤 못 춰요.
 
시몽 리브르:그러지 말고. (손을 뻗어 네 손을 잡아끈다.) 이것 봐. 다음 곡이 시작될 거라고.
 
루이 뒤모레:(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이런 공간이 익숙해보이는 진짜 귀족들 뿐이었다.) 저는 춤 못 춘다니까요! 대체 무슨 창피를 주려고... (그에게만 들릴 정도의, 조용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시몽 리브르:그렇게 못 춘다고?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손을 잡고 홀의 중앙으로 이동한다.) 자, 여기서도 날 무안 줄 텐가?
 
루이 뒤모레:세상 모든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법 따위를 배우는 줄 아나 보네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어색하게 선다. 대체 뭘 해야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날 데려왔으면 그런 각오는 진작 했어야죠.
 
시몽 리브르:춤은 쉽게 배워. (루이의 손을 제 어깨에 올린다. 한 손은 받쳐 쥐고. 그리고 끌어당기고, 옆으로 움직이고... ...이것조차?) ...루이. 우린 지금 걷는 것밖에 안 하고 있어.
 
루이 뒤모레:걷는 거라고요? 밖에 나가서 이 따위로 걸어 보시던가요. 비웃음만 사지... (툴툴대면서도 시몽의 행동을 천천히 따라해본다. 이런 궁전 한복판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세상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귀족들이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것만 같다.) ...이 나라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들이라는걸 상기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백작님.
 
시몽 리브르:(루이가 박자에 익숙해지는 게 보일 무렵 갑자기 손을 당겨 한 바퀴 돈다. 썩 재미있는지 소리내서 웃는다.) 이 기회에 배워보지 그래. 수사님께서 어쩌다 이런 곳에 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루이 뒤모레:...?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익숙하게 중심을 잡는다. 이래서야 춤을 추는 게 아니라 꼭 운동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이런 걸 배워서 어디다가 써먹는다고... 수도원에서 혼자 춤이라도 출까요? (어이 없다는 듯 시몽을 바라보다가) 내가 무슨 일로 이곳에 왔든 그쪽같은 귀족이 알 필요는 없는 일이겠죠.
 
시몽 리브르:이 참에 상류사회에 입문이라도 하려는 줄 알았지. (시선을 느끼고 눈을 마주친다.) 정말 그런 거라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지. 이건 진심이야.
그래서, 어쩐 일로 온 거야? 그런 옷을 다 입고.
 
루이 뒤모레:모래로 만들어진 금은보화를 탐하는 취미는 없어서요... (주변을 돌아보며 작게 중얼거리고는) 내가 할 일이야 뻔하지 않겠어요? 괴물...들을 찾는거죠.
 
시몽 리브르:아. (잠시 침묵하다) 서로 바로 알아볼 수는 없는 거야? 너희들은.
 
루이 뒤모레:내가 마법사라도 되는 줄 알아요? 그놈들이 뿔이라도 달고 다니면 모를까... 절대 모르죠.
 
시몽 리브르:(그놈들, 이라는 표현을 곱씹는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말간 얼굴을 내려다본다.) ...갑자기 사라졌던 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네가 그 놈들이랑 같은 족속이라고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어져서. 하지만... 다르잖아, 그렇지?
 
루이 뒤모레:이제는 좀 견딜 만해졌나 보네요. 이렇게 손도 잡을 줄 알고. (피식 웃고는) 내가 다르다고 믿고 싶다면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물론 그놈들과 다르지만...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겠어요.
 
시몽 리브르:그 동안 계속 생각해봤어. 루이 너에 대해서. 점점 더 성급하게 말했던 게 후회됐고, 널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는군. (손을 한번 꾹 쥐었다가 힘을 푼다.)
 
대화하는 사이 하프시코드 선율이 느려지고, 춤곡은 마지막을 향해갑니다.
 
음악이 멈추면 이 짧은 재회도 끝나는 걸까요.
 
그런데 그때,
 
귀족: 꺄악! 저기 사람, 사람이...!
 
"사람이 죽어 있어요!"
 
파티의 주최자가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갑니다.
 
몇몇 귀족들은 망설이더니 수치도 모르고 시체를 구경하러 두 사람을 따라갑니다.
 
시몽 리브르:...뭐지? (루이와 바깥을 번갈아본다.)
 
루이 뒤모레:(설마, 하는 생각과 함께 눈에 띄게 표정이 굳는다. 시몽을 버려두고 밖으로 달려나간다)
 
시몽 리브르:잠깐, (달려나가는 뒷모습을 어이없게 쳐다보다 따라나간다.)
 
당신은 귀족들을 따라 저택 밖으로 나옵니다.
 
그들을 따라가면,
 
: 호화로운 드레스를 입은 시체가 저택 외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습니다.
사체는 눈조차 감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은 고령의 백작부인으로, 평판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시체를 둘러싼 채 수군거리는 귀족들은 아주 놀란 기색은 아닙니다. 혹자는 언젠가 이럴 줄 알았다며 속닥거리고, 누군가는 동정심을 표합니다.
*굵은 글씨 조사 가능합니다!
 
루이 뒤모레:(모여있는 귀족들을 피해 저택 외벽을 천천히 살펴본다)
 
장밋빛 벽돌 사이로 시체의 목에서부터 흐른 피가 굳어 있습니다.
 
벽의 약간 위쪽에는 파열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살해자는 보통 악력의 소유자가 아니었던 것 같군요.
 
그리고 시체의 손과 벽 사이에 핏자국 같은 것이 보입니다. 저런 곳에?
 
: 더 살펴보려면 행운 판정 성공이 필요합니다.
 
루이 뒤모레:(더 자세히 살펴본다...)
기준치: 55/27/11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세히 보니 그냥 핏자국이 아니라… 피로 쓰인 글씨입니다.
 
‘Nosferatu’
 
범인을 가리키는 말이겠지요.
 
루이 뒤모레:(노스페라투와 목에서 흐르는 피라... 모든 것이 가리키는 것은 뚜렷했다. 아직까지도 흡혈귀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번엔 시체를 살펴본다)
 
: 드넓은 영지를 가지고 있는 부귀한 라코스트 백작가의 마님입니다. 그녀가 악랄하게 굴어도 대부분 귀족들이 참고 넘어가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뒤통수에서부터 흘러내린 피가 드레스를 적시고 있으며, 목에는 선명한 상처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상처를 살펴본다!)
 
목의 상처를 살피면, 당연하게도... 선명한 이빨 자국입니다.
 
목덜미를 물어뜯어 동맥을 끊었습니다.
 
요동치는 피 냄새. 당신의 동족이 이곳에서 포식을 한 것이 분명합니다.
 
: 본능적인 갈증이 당신의 몸을 장악합니다. san 0/1.
 
루이 뒤모레: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
 
적당히 살펴본 것 같아 물려나려는 순간, 누군가 갑자기 달려나가 당혹스러운 기색으로 백작부인의 몸을 잡고 흔듭니다.
 
“부인, 일어나요, 부인…”
 
...
 
파티는 어물쩍 끝이 납니다.
 
손님들은 흥이 깨지자 빠르게 마차를 타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시몽 리브르:(뒤에서 갑자기 손목을 낚아챈다.)
...너는 아니지?
 
루이 뒤모레:허. (헛웃음을 터뜨리며) 방금까지 같이 있었잖아요? 아니... 됐어요. (붙잡힌 손목을 거칠게 털어낸다.)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가서 고발해요. 당신과 춤을 췄던 사람이 괴물이라고.
 
시몽 리브르:방금 죽은 게 아닐 수도 있지. (여전히 미심쩍게 바라보다 한숨 쉬고, 다시 손을 부드럽게 붙잡는다.) 미안해. 신경이 예민해졌어. 내가 아는 뱀파이어라곤 너밖에 없어서 말이야.
 
루이 뒤모레:(그의 손을 빤히 바라본다.) 내가 깨물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구요. 위험하니까 집에나 가요.
 
시몽 리브르:깨문다니. (키득거린다.) 죽기는커녕 아프지도 않게 들리는데.
나는 마침 내일 백작과 약속이 있어서 그를 만나러 가는데. 모친이 죽었다지만 그가 약속을 파기하진 않을 거야.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거든. (고개를 기울이고 가만히 쳐다본다.)
 
루이 뒤모레:그래서요? 나를 데려가 주겠다?
 
시몽 리브르:이렇게까지 말해놓고 혼자 가지는 않겠지? 어때, 데려가줄까?
 
루이 뒤모레:(입을 꾹 다문 채 땅바닥을 노려본다. 그와 이런 식으로 계속 얽히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평민인 자신이 이런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없으리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자존심이냐, 기회냐? 한참이나 끙끙대던 루이는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뭐라고 할지 알고 있었죠? (괜히 시몽을 쏘아보며)
 
시몽 리브르:당연하지.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마침내 만족스럽게 웃는다.) 좋아, 내일도 보게 되겠군. 어디로 데리러 가면 될까? 루이.
 
루이 뒤모레:내가 있을 곳이야 뻔하죠, 뭐. 수도원으로 와요.
 
시몽 리브르:그래. 오후에 방문하지. 부르면 나오도록 해.
 
루이 뒤모레:(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난다)
 
시몽 리브르:어어, 이봐.
 
루이 뒤모레:? (뒤를 돌아본다)
 
시몽 리브르:(금세 따라잡아 손을 잡고 손등에 짧게 입맞춘다.) 말도 없이 떠나다니.
잘 가. 내일 보지. (그게 다라는 듯 선선히 놓아준다.)
 
루이 뒤모레:...그래요. (손등을 멍하니 바라본다.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지,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가 어른이라서 그런걸까?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지기만 해서, 루이는 생각하기를 멈춘 채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백작 저에서 정말 무언가 발견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시몽과 동행하지 않는다면 출입할 수 없는 곳이라는 건 확실합니다.
 
범인은 오늘 파티에 참여한 귀족들 중 한 명일 가능성이 크고요.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 그를 따라가 조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복잡한 마음으로 수도원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다음 날
 
...
 
타는 듯한 갈증으로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귓가에서 심장 뛰는 소리가 쿵쿵거리고, 피를 원하는 몸이 움직이라 명령합니다.
 
눈앞의 먹잇감을 낚아채라고, 그는 너의 것이라고!
 
그때 마차가 한 번 크게 덜컹거립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흐려졌던 정신도 돌아옵니다.
 
아, 그랬죠.
 
당신은 시몽과 함께 라코스트 저택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시몽 리브르:(맞은편에서 의아한 기색으로 쳐다본다.)
 
루이 뒤모레:(자신도 모르게 눈을 번쩍 뜬다. 시몽을 마주하고 있자니 꿈 속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떠올라서, 루이는 그의 시선을 피하고 만다. 인간의 피를 마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탓이겠지...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자신이 누군가를 물어 뜯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 일이 끝나면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시몽 리브르:괜찮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이 안 괜찮아 보이는군. 왜 그래?
 
루이 뒤모레:제가 안 괜찮을 일이 뭐가 있겠어요? 백작님이 앞에 앉아계셔서 그런거죠. (대강 대꾸하고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시몽 리브르:내 얼굴을 보니 속이 안 좋나? 마부석에 앉아서 가기라도 해야 하나 걱정이군.
 
루이 뒤모레:잘 아시니 다행이네요. (쓰게 웃고는)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볼 일이 없을 테니 다시 괜찮아질 거예요.
 
시몽 리브르:...난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래서 널 붙잡고 이렇게 귀찮게 하고 있잖아. (창밖을 보며 중얼거리다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거기서도 귀족 행세를 해야 할 텐데. 널 뭐라고 부르면 되지?
 
루이 뒤모레:그럼 그렇게 저를 떠나지는 말았었어야죠. (여전히 시선을 창 밖에 고정한 채로 짧게 한숨을 내쉰다. 이제와서 자신을 붙잡고 싶다니... 자신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아니, 그럴 생각이 없다고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게 그를 잊어야만 했다. 돌아온 그가 또다시 제멋대로 떠난다면 상처 받는 것은 결국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러고 싶지 않다는 그의 한마디에 심장이 요동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누군가를 지워내기엔 짧은 시간이었다)
...높은 작위는 제가 감당할 자신이 없네요. 시골 남작가의 후계자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의견을 구하듯 시몽을 바라본다)
 
시몽 리브르:(언제나 확신을 주는 건 말이 아닌 행동이다. 세 치 혀를 놀려 남을 밀어내고 제 자리를 차지해낸 자신이 주장할만한 말은 아니었으나, 지금 같은 때에는 이렇다한 말보다는 서툰 행동이 더 낫다. 혹은 그냥 그의 옆에 앉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시몽에게 진심과 계산은 자기자신도 구분하지 못하는 영역이 되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잊을 만큼 오래 전부터. 루이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몸을 붙인다.) 미안해. 네가 용서해주면 좋겠어. ...남작님. (망설이다 장난스럽게 덧붙인다.)
 
루이 뒤모레:...기분이 정말 이상하네요. (남작님이라니... 자신을 떠나갔던 그 시몽과 이렇게 나란히 앉아,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니! 정말 이상한 일 투성이었다.) 앞으로 하는거 봐서요.
 
시몽 리브르:눈 돌리지 말고 잘 봐. (적당히 묶은 머리를 몇 번 쓰다듬는다.)
라코스트 백작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나?
 
루이 뒤모레:(살짝 고개를 젓는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제가 알 리가 없잖아요.
 
시몽 리브르:(소리없이 웃는다.) 수치를 모르는 작자야. 탐욕스러운 인간들 중에서도 그 자처럼 탐욕으로 똘똘 뭉친 인간은 보기 드물지.
뱀파이어한테 죽은 게 아니라면 연금을 제 앞으로 돌리려고 어머니를 죽였다고 해도 놀라지 않았을걸.
너는 익숙하지 않은 부류겠어.
 
루이 뒤모레:괜찮아요. 전 모든 귀족들이 어색하니까. ...백작님 빼고요. (조심스레 말을 덧붙이고는) 참 다양한 친구를 두셨네요.
 
시몽 리브르:(이게 안 어색해하는 거였군.) 많이 알아둬야지. 하지만 가까이 할만한 작자는 아니야. 길게 본다면 말이야... (얇은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빗처럼 쓸어내린다. 머리끈이 헐거워지든 말든 손장난을 치다가 머리를 슬쩍 기댄다.)
 
루이 뒤모레:그럼 다행이네요. 오늘 이후로는 볼 일이 없을테니... (말꼬리를 흐리다가 머리를 묶고 있던 검은 리본을 아예 풀어낸다. 그리고 그 역시, 시몽의 머리 위로 머리를 조심스레 기대어 놓는다.) ...잠들기 딱 좋은 날씨에요. (작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는다)
 
시몽 리브르:(곧 도착하겠지만, 말하지 않고 그대로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머리를 기대오자 손을 내려 어깨를 감싼다.) 그러게. 그러고 보니 너는 수도사들이랑 같은 일과를 보내나?
 
루이 뒤모레:...수도원 안에서 성경 읽고, 밭에서 농사 짓는 그런 수도사들이요?
 
시몽 리브르:응. 너도 수도원에서 지내잖아.
 
루이 뒤모레:에이, 그런 수도원이랑은 다른 곳이죠.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다가) 성경으로 어떻게 뱀파이어들을 죽이겠어요.
 
시몽 리브르:낭설에는 기도문에도 정신을 못 차린다던데. 하늘에 계신 우리 주 하느님... (이 뒤로는 몰라 콧잔등을 찡긋거린다.) 그런 거. 아니었어?
 
루이 뒤모레:그랬으면 편했겠네요. (허리춤에 차고 있던 주머니에서 동그란 은구슬 하나를 꺼낸 후, 그의 손에 쥐여준다) 은으로 죽이는 거예요.
 
시몽 리브르:만지는 건 괜찮은가보네. (손 안에서 대충 굴려보다 돌려준다.) 은이라. 낭만적이군.
 
루이 뒤모레:(낭만적인가... 총알을 다시 집어넣는다) 낭만적이면 은장도라도 하나 들고 다니세요. 어디서 물릴지 모르니까.
 
시몽 리브르:은장도! 하하. 그래. (낮게 웃다가 문득 고개를 돌린다.) 아, 슬슬 보이는군.
 
루이 뒤모레:(고개를 들어 창 밖을 내다본다)
 
창 밖으로 웅장한 저택이 보입니다.
 
저택 부지에 들어서면 하인이 두 사람을 응접실로 안내합니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응접실 문이 열리고 장년의 퉁퉁한 남자가 들어옵니다.
 
라코스트 백작:모니 백작! 실로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시몽 리브르:그럼요. 백작부인의 소식은 유감입니다.
 
라코스트 백작:그래도 모임은 해야지요. 마냥 슬퍼한다고 돌아가신 분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 않소. (껄껄 웃는다.)
그런데 저 분께선...? (시몽의 뒤쪽에 선 루이를 흘끔거린다.)
 
루이 뒤모레:아. 저는, 루이... (살면서 이토록 머리를 빠르게 굴린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루이는 필사적으로 귀족적으로 보이는 이름을 찾았다.) ... 아벨라르 남작이라고 합니다.
 
시몽 리브르:경의 모임이 궁금하다 해서 함께 왔습니다. 사람이 늘어나면 즐거운 법이죠.
 
라코스트 백작:아! 그렇죠, 그렇죠. (비위를 맞추며 웃는다.) 좋습니다. 아벨라르 남작. 오늘 저녁은 즐거운 시간이 되실 겁니다.
 
루이 뒤모레:아, 네.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감사합니다. 아주 기대가 되네요. 얼마나 즐거운 모임일지...
 
시몽 리브르:(필사의 사회생활을 보며 슬쩍 입꼬리를 올린다.)
아 그렇죠, 백작님. 모임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저택을 가볍게 둘러봐도 되겠습니까? 이거 오랜만이라 구조가 가물가물해서 말이지요.
 
라코스트 백작:물론이죠. 구석구석 살펴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잡아먹히지 않으려면요! (킬킬거리며 짐승이 덮치는 듯한 손짓을 해보인다.)
 
백작은 선뜻 허락한 뒤 응접실 밖으로 두 사람을 안내합니다.
 
그리고 자리를 비켜줍니다.
 
마음껏 둘러볼 수 있게 되었군요.
 
시몽 리브르:가실까요, 아벨라르 남작?
 
루이 뒤모레:네. 모니 백작님. 어디로 가면 되죠?
 
시몽 리브르:저야 모르지요. (어깨를 으쓱 들어올리며 계단으로 손짓한다.) 하나씩 들어가보자고.
 
루이 뒤모레:(저택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시몽을 따라간다)
 
드넓은 저택에서 방 하나 찾기... 행운 판정 해볼까요?
 
루이 뒤모레:(어디로 가야하나...)
기준치: 55/27/1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두 사람은 한참 헤맨 끝에 겨우 백작부인의 방을 발견합니다.
 
열어본 문만 몇 갠지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 백작부인의 방은 생전의 부유했던 삶을 보여주듯 화려한 명화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다른 귀부인들의 방과 다른 점이라면, 그녀의 방에는 오컬트적인 소품이 다소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이한 것들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던 걸까요? 얇고 좁은 책장에는 고가로 보이는 책이 몇 권 꽂혀 있고, 침대와 가구들이 보입니다. 오른쪽 벽에 걸린 그림은 다소 모독적인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흠... (방을 둘러보다 보면... 이상한 그림에 눈길이 간다. 그림이 걸려있는 벽 쪽으로 향한다)
 
벽에는 커다란 그림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커다란 캔버스를 수많은 천사들과 인간, 종교적인 모티프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과하게 빽빽한 그림이라는 인상입니다.
 
: <관찰> 혹은 <감정> 판정으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더 자세히 살펴본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그림 하단에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성인의 발 밑에 뱀파이어 두 명이 붉은 눈을 가진 괴물들과 함께 갇혀 있습니다.
성인은 십자가를 들고 이들을 밟고 있지만 어쩐지 뱀파이어와 괴물들이 훨씬 세밀하게 그려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 뱀파이어들은 손을 맞잡고 있습니다.
 
시몽 리브르:(뒤에서 다가와 옆에 선다.) 흠.
 
화가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겁니다.
 
당신은… 다른 뱀파이어와 닿아 있는 생각만 해도 구토감이 치미니까요.
 
루이 뒤모레:(옆을 힐끔 돌아보고는) 무슨 그림인지 알아 보시겠어요? 저보다는 예술에 조예가 깊으실 것 같은데.
 
시몽 리브르:의외라면 의외겠지만 전혀 깊지 않아. (팔짱을 끼고 그림을 올려다본다.) 뭐가... 많군. 오래 보고 있던데, 특이한 점이라도 있나?
 
루이 뒤모레:(다시 그림으로 시선을 돌린다) 글쎄요... 성인이 괴물들을 밟고 있는 걸 보면 평범한 종교화인 것 같은데... 다른 걸 더 봐야겠네요. (이번엔 책장으로 향한다)
 
시몽 리브르:(성인과 괴물들이라는 말에 그림을 다시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붉은 눈의 괴물들과 이를 드러낸... 흡혈귀들? 발에 밟히면서도 손을 맞잡고 있다. 루이가 책장을 살피는 동안 시선이 오래 머무른다.)
 
: 얇고 좁은 책장에는 책이 몇 권 없습니다. 책들은 무척 낡고 직접 제본한 듯한 느낌입니다. 한쪽에는 그녀가 다른 이들과 나눴던 편지도 보관되어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편지를 한 번 뒤적거려본다...)
 
라코스트 백작부인은 그 명성에 걸맞게 많은 귀족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만, 편지 내용은 가관이라고 부를만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저 사람의 비밀을, 저 사람에게는 이 사람의 흉을 속닥거렸군요. 그녀가 비명횡사한 밤에 누군가는 기쁨에 취해 잠이 들었겠습니다.
 
: 어느 편지를 펼쳐보아도 그런 내용뿐인 것 같습니다.
 
루이 뒤모레:(편지 내에서 특별히 자주 언급되는 사람이 있나...?)
 
: 클로디 공작부인, 에흐텅프 후작부인, 툴루즈 남작...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프랑스의 모든 귀족들이 한 번씩은 편지를 받았나 봅니다.
 
루이 뒤모레:흠... (이번엔 책들을 살펴본다)
 
: 자료조사 판정 해봅시다!
 
루이 뒤모레: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민담과 전설을 모은 책 한 권이 눈에 띕니다.
 
적당히 훑어보면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도 한 편 실려 있군요.
지능 판정 해볼까요?
 
루이 뒤모레: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 행운 -1.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무언가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뱀파이어가 된 인간은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는 같은 뱀파이어가 된 연인을 계속 사랑한 걸까요?
잠시 생각하던 당신은 곧 무언가를 떠올립니다.
어딘가에는 같은 뱀파이어를 사랑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떄 그들이 '노스페라투'라는 이름을 독점하였습니다. 긴 시간을 거치며 뱀파이어 무리에서도 배척받게 된 노스페라투들은 이제 거의 사라졌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당신도 '노스페라투'라고 불리는 그들을 경멸했을지도 모릅니다.
 
불나방 같이 사랑에 빠져드는 그들을요.
 
하지만 한편으로…
 
먹잇감이자 유한한 인간을 사랑해버리는 것.
 
결코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뱀파이어들을 사랑하는 것.
 
어느 쪽이 더 큰 불행일까요?
 
루이 뒤모레:(차라리 인간을 사랑하는 편이 나을 테다. 많은 인간들이 돌멩이가 아닌, 개나 고양이를 아끼는 이유도 비슷한 테지. 말없이 책을 덮어 제자리에 꽂아놓고 볼만한 다른 책은 없나... 살펴본다)
(*비슷할 테지)
 
: 다른 책들도 비슷하게 오컬트적인 내용 같습니다. 특이한 책은 없어 보이네요.
 
시몽 리브르:(어느새 옆에 와서 어깨를 감싼다.) 재밌는 책이라도 찾은 건가?
 
루이 뒤모레:별건 아니고, 뱀파이어에 대한 책이요.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백작님이 무언가를 집에 들여야 한다면 애완돌멩이를 키우겠어요, 애완고양이를 키우겠어요?
 
시몽 리브르:애완... 돌멩이? (잘못 들었나 싶은 표정이다.)
 
루이 뒤모레:...대답이 뻔한 걸 물었네요. 이만 다른 곳으로 가요. (본인이 생각해도 웃긴지, 혼자 웃음을 터뜨리다가 시몽의 소매를 잡아 방 밖으로 이끈다)
 
시몽 리브르:뱀파이어의 애완동물에 대한 책이라도 본 건가? (재미있어하며 순순히 따라간다.) 애완돌멩이라니.
 
루이 뒤모레:영원을 함께할 수 있지만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존재와, 유한한 삶을 살지만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 중에서 누가 더 나을지 고민하고 있거든요.
 
시몽 리브르:그러니까 널 사랑하지 않는 돌멩이로군. 나라면... 영원한 쪽을 고르겠어. 돌멩이엔 발이 없으니.
 
루이 뒤모레:(의아한 듯 시몽을 바라본다) 백작님을 사랑해주지 않는데도요? 돌멩이는 대화도 안해주잖아요.
 
시몽 리브르:비유 아니었나? 그렇다면 말할 수 있는 돌멩이를 찾아야지. 기왕이면, 흠. 파란 게 좋겠군.
 
루이 뒤모레:상대가 백작님을 사랑해주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으신가 보네요. (신기한 듯 대꾸하고는) ...더 가봐야 할 곳이 있을까요?
 
시몽 리브르:상관없을 리가. (미소지으며 손등으로 루이의 볼을 톡 친다.) 정원에 나가보면 좋을 텐데... 벌써 시간이 됐나 보군.
 
마침 복도 저 쪽에서 하녀 한 명이 걸어옵니다.
 
하녀: 여기 계셨군요! 주인님께서, 게임테이블을 시작하기 위해 두 분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루이 뒤모레:게임 테이블이요... (과연 무슨 게임일지...? 일단 따라간다...)
 
시몽 리브르:수도원에서는 놀이 같은 건 안 하겠지? 아무래도.
그것보다 재미없을 테니 기대는 하지 마.
 
루이 뒤모레:놀이요... (게임이 있었나, 고민한다) 사냥도 놀이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죠.
 
시몽 리브르:사냥? 어떤? (하인을 따라가다 의외라는 듯 돌아본다.)
 
루이 뒤모레:(어깨를 으쓱이곤) 당연히 괴물들이죠. 동물을 죽일 수는 없으니까요.
 
시몽 리브르:(의아하게 바라본다. 놀이라.) 너는?
 
루이 뒤모레:...저도 괴물들을 죽여봤냐고요?
 
시몽 리브르:아니, 너도... (콧잔등을 찡긋거린다.) 됐어. 보아하니 수도회에선 아직 모르나 보군.
 
루이 뒤모레:아. (잠시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뭐... 그렇죠. 알았다면 진작 처형당하지 않았겠어요?
 
시몽 리브르:그러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가 뱀파이어가 아니기를 바라는지, 무슨 대답을 바라고 자꾸 이런 것을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무언가 더 말하려다, 그냥 입을 다문다.)
 
루이 뒤모레:백작님만 조용히 계시면 앞으로도 그럴걸요.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장난스레 대꾸하고는, 그의 소매를 잡아당긴다) 게임이나 하러 가요. 얼마나 재미 없는지 보게.
 
하인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타원형의 테이블에 귀족들이 둘러앉아 있습니다.
 
비어있는 두 자리에 앉으면 서번트가 판을 깔기 시작합니다.
 
무슨 게임인가 했더니 요즘 유행하는 주사위 도박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시작도 안 했는데 귀족들은 이미 돈부터 걸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사소한 내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들의 특기지요.
 
: 주사위 게임의 룰은 간단합니다. 서번트는 매회 6면체의 주사위 세 개를 굴립니다. 이 주사위 세 개를 굴려 나온 숫자를 합산하고,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로 참여자들은 합산된 숫자를 예상합니다. 마지막에, 합산된 숫자를 맞춘 참여자가 승리하게 됩니다.
게임 테이블에 모여 앉은 참여자는 총 다섯 명으로, 당신과 시몽 리브르, 클로디 공작부인, 라코스트 백작과 베흐나흐 후작입니다. 아무도 주사위의 숫자를 맞추지 못하면 다시 주사위를 굴립니다.
 
라코스트 백작: 자자, 시작해봅시다. 우선 다들 숫자를 불러주시지요.
 
루이 뒤모레:11...?
 
: 라코스트 백작은 4를, 후작과 공작부인은 5를 부릅니다. 시몽은 9를 부르는군요.
 
라코스트 백작: 그럼 새로 온 남작께서 굴려주시지요!
 
루이 뒤모레:아 제가요.
 
라코스트 백작: 그럼요. 자자. (척 비싸 보이는 주사위 세 개를 건네준다.)
 
: 3d6 해주시면 됩니다!
 
루이 뒤모레:(주사위도 이렇게 비싸 보이네... 주사위를 조심스럽게 굴려본다. 8)
 
: 테이블에서 아쉬운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백작은 주사위들을 도로 가져가 손바닥 안에서 굴립니다.
 
라코스트 백작:이야, 이번엔 제 차례입니다.
 
시몽 리브르:...내 말이 맞지? 재미없을 거라고. (슬쩍 속삭인다.)
 
루이 뒤모레:...나름 재미있어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한다)
 
시몽 리브르:다 보여. (키득거린다.)
 
루이 뒤모레:(시몽을 향해 속삭인다) 맨날 모여서 주사위를 굴리는 거예요? 이긴 사람은 돈을 가져가고?
 
시몽 리브르:놀랍게도 그게 다야. (다시 9를 부른다.) 노인답게 취향이 고전적이라서 말이야. 중세적이라고 해야 하나.
 
라코스트 백작:어디 보자... 8 !
또 아쉽게 됐습니다, 모니 백작? (껄껄 웃는다.)
 
루이 뒤모레:(작게 웃으며) 이번엔 백작님이 굴려보지 그래요?
 
시몽 리브르:(웃으며 라코스트 백작이 건네는 주사위를 받는다.) 몇에 걸 건데?
 
루이 뒤모레:이번에도... 11이요.
 
시몽 리브르:그럼 나도 9로 하지. 지면 뭐든 들어주는 거야.
(대답하기도 전에 주사위를 던진다. 9)
(소리내서 웃으며 돌아본다.) 이거 어쩌죠? 남작.
 
루이 뒤모레:운이... 아주 좋네요. 백작님은. (설마 진짜로 맞출줄은 몰랐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이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을텐데... (말꼬리를 흐리며) 소원이 뭐예요?
 
시몽 리브르:글쎄요? 고민해보지요. 이런 기회도 흔치 않으니. (기분 좋은 기색으로 다른 귀족들이 내놓는 장신구들을 대충 옆에 모아둔다. 그리고 주사위를 옆사람에게 넘긴다.)
 
싱거운 게임인데도 모두들 주사위가 굴러갈 때마다 웃음소리를 터뜨리며 즐거워합니다.
 
시몽 역시 재미없다 말한 것치곤 게임을 즐기는 기색입니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요?
 
처음에는 돌연 춤을 청하더니, 두 번째에는 굳이 당신이 라코스트 백작가를 방문할 수 있게 도와주었죠.
 
그가 자꾸만 당신의 주위를 맴도는 것 같은 건 착각일까요?
 
...
 
게임이 끝나고 나면 라코스트 백작은 오늘의 손님들을 위해 만찬을 베풉니다.
 
: 갓 구운 빵과 치즈, 칼집을 넣어 구운 염장 소시지와 양파를 곁들인 오리고기가 붉은 포도주와 함께 식탁에 올라옵니다.
얼마 전이었다면 당신도 기꺼이 만찬을 즐겼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구역질이 나는군요.
 
시몽과 다른 사람들은 태연하게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고기를 뒤적거리다가... 이내 포크를 내려놓는다. 애써 멀쩡한 얼굴을 해보인 채로.)
 
: 문득 라코스트 백작의 시선이 꽂힙니다.
 
라코스트 백작:식사가 입맛에 안 맞으시는지요?
 
루이 뒤모레:(어색하게 웃으며) 속이 조금 안 좋네요. 이렇게 마차를 오래 탄 게 처음이라...
 
라코스트 백작:외출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신가 봅니다. 허허.
 
백작은 자꾸만 이쪽을 흘끔거립니다.
 
그러는 사이, 당신의 옆에 앉아 있던 시몽은 양해를 구하더니 자리를 비웁니다.
 
그가 나가자 마자 클로디 공작부인은 옆자리의 후작에게 무언가 속삭입니다.
 
: 듣기 판정.
 
루이 뒤모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 그게 사실일까요?
무엇이요?
요즘 백작이 저택에 꼭꼭 숨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어제오늘 뵙기는 했지만, 역시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죠?
글쎄요, 제가 듣기론……
 
...이후의 대화는 들리지 않는군요.
 
루이 뒤모레:(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바라보다가... 라코스트백작의 눈치를 본다. 설마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거나...?)
심리학
기준치: 40/20/8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라코스트 백작은 영 껄끄러운 눈치로 당신을 연신 흘끔거립니다. 귀한 손님이 데려온 객이니 섭섭치 않게 잘 대접하고는 있지만요.
 
화려한 만찬이 펼쳐진 식탁이지만, 사람들은 당신을 쏙 빼놓은 채 저들끼리만 담소를 나눕니다.
 
그나저나 시몽은 어디서 뭘 하는 걸까요?
 
루이 뒤모레:(와인에 혓바닥을 슬쩍 대보려다가... 잔을 다시 내려놓는다.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다. 시몽은 대체 어딜 간건지... 주변을 둘러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을 환대하지 않는 사람들 틈에 있는 것은 언제나 피곤하기만 했다.)
 
: 빠져나가려면 은밀행동 판정!
 
루이 뒤모레: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귀족들이 담소를 나누는 사이, 당신은 슬쩍 일어나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당신이 나가는 걸 모르는지, 관심이 없는지 이야기만 나누고 있군요.
 
이제 어디로 가볼까요?
 
루이 뒤모레:(시몽은 어디로 갔으려나... 뭔가 남긴 단서는 없는지? 발걸음을 옮기며 살펴본다)
추적
기준치: 40/20/8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 행운 판정 해볼까요?
 
루이 뒤모레:
기준치: 54/27/1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
(대체 어딜간걸까...)
 
시몽은 대체 어딜 간 건지... 한참 돌아다녀도 그림자도 보이질 않습니다.
 
한참을 헤맨 끝에 당신은 저택 밖으로 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정원에 들르고 싶어했던가요. 흘리듯 건넸던 말이 기억납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택 밖에서 시몽을 발견합니다.
 
: 시몽은 벽을 짚은 채 무언가를 토해내고 있습니다. 등을 들썩이던 그는 곧 손수건으로 입가를 지워내고 일어납니다.
그의 입술 주변에 미처 지워지지 않은 붉은 자국이 보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루이 뒤모레:...? (다가가지 않고 근처에 숨어 뭘 하는지 지켜본다)
 
: 정신 판정 해주세요!
 
루이 뒤모레:
정신
기준치: 45/22/9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시몽에게서 나는 피냄새에, 불현듯 갈증이 목을 태웁니다.
 
정신을 차리면 그의 팔을 거세게 붙들고 있습니다.
 
먹이를 움켜쥐는 것처럼.
 
시몽 리브르:(갑자기 나타나 팔을 붙잡는 기색에 놀라 뒤돌았다가 익숙한 얼굴을 보고 눈을 깜빡인다. 몇 번 콜록이다 입을 연다.) 루이.
 
루이 뒤모레:(여전히 팔을 움켜쥔 채로 시몽을 빤히 쳐다보다가) ...어디 아파요?
 
시몽 리브르:... (무언가 참듯 침을 두어 번 삼킨다. 찌푸린 얼굴을 펴고 팔을 붙든 손 위에 제 손을 얹는다.) ...몸이 좀 안 좋아서. 언제 나온 거야?
 
루이 뒤모레:방금이요... (시몽의 팔을 놓아주고는) 몸이 안 좋으면 얘기를 하지 그랬어요. 지금이라도 돌아가요. 의사도 부르고.
 
시몽 리브르:(멀어지는 손을 바라보다 덥썩 쥔다.) 아니야, 의사는 도움이 못 돼. 그냥... ...
...날 물어주겠어?
 
루이 뒤모레: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난다)
 
시몽 리브르:(끌어당기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그대로 끌려간다. 차갑고 축축한 손이 조금 떨린다.) 날 물어도 좋아. 응? 목이 마르잖아.
 
루이 뒤모레:(시몽의 팔을 뿌리치려다가... 그냥 내버려 두고 한숨을 내쉰다) ...왜 죽고 싶은데요? 죽을 병이라도 걸렸어요?
 
시몽 리브르:내가? 난 죽고 싶지 않아. ...자. (목덜미를 풀어헤친다.) 네게도 좋은 제안이잖아.
 
루이 뒤모레:(다른 손으로 자신을 붙들고 있는 시몽의 팔을 조심스레 떼어낸다) 나는... 당신을 죽이지 않을 만큼 먹을 자신이 없어요.
 
시몽 리브르:(애원하는 건 그의 성정이 아니다. 천성적으로 시몽 리브르는 애원하지 못한다. 남의 발 아래 엎드리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설령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이 이상으로 자신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참을 수 있겠어? 내일이라고 자신이 생길까, 응?
 
루이 뒤모레:백작님이 아니어도 어디서든 구할 수 있겠죠. 사람의 피 같은건. (잠시동안 시몽을 바라보다가) ...설마 뱀파이어가 되고 싶은 건 아니죠?
 
시몽 리브르:그렇다고 하면?
 
루이 뒤모레:(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대체 왜요?
 
시몽 리브르:내가 너와... 같은 삶을 살고 싶으니. (손수건으로 입을 닦아내고 적당히 버린다.) 하긴 이제 와서 이러는 것도 우습군.
 
루이 뒤모레:죽음이 무서워요?
 
시몽 리브르:죽음이 두렵지 않은 인간도 있나? 하하...
그러니 자, 내 피를 마셔.
 
루이 뒤모레:(그를 세 번 물어주는 것 따위는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날 계속 보고 싶다면서요. 그래서 날 귀찮게 구는 거라면서요? (시선을 내리깐 채 주저하다가 겨우 입을 뗀다) ...우리가 같은 존재가 되면 우리는 다시 만날 일 없을 거예요. 내가 당신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고, 당신이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될 테니까... 우리 사이를 이어주는 것 그것 뿐이잖아요?
 
시몽 리브르:그래. 널 계속 보고 싶으니까...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마주치려 한다.) 우리가 같은 존재가 되면 오히려 네게도 좋은 일이 아닌가. 나와 함께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않아? (달래듯 느리게 팔을 쓸어내린다.)
 
루이 뒤모레:...아시는지 모르겠는데, 뱀파이어끼리는 사랑이란 걸 할 수가 없어요. 백작님도, 저도 새로운 인간을 찾아나서야 한다고요. 그래도 상관 없다면... (여전히 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긍정적으로 고민 해볼게요.
 
시몽 리브르:... (한쪽 뺨을 감싼 채 고개를 들게 한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미소짓는다.) 그렇다면 어서 물어줘. 한 번이라도. ...나는 너를 사랑할 거야. 그것만은 장담하지.
 
루이 뒤모레:(아무리 이별이란 게 갑작스레 찾아오는 법이라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러운 게 아닌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했다. 그를 물어버린다면 그와 자신은 친구로 지내게 되는 걸까? 심장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이 감정은 마법처럼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그래요? (시선을 들어 시몽을 빤히 바라본다. 뱀파이어가 된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게 어떤 삶인지도 모르면서... 앞으로도 자신을 사랑할 거라고? 이처럼 오만한 말이 어디 있는지! 그를 바라보고 있자면 괜히 오기가 생기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과연 저도 그럴지는 모르겠네요. (짧게 조소하고는 그대로 허리를 굽힌다. 허리를 굽히고... 한 번, 두 번, 세 번. 그의 목덜미에 곧장 송곳니를 박아 넣는다. 그가 바라던대로.)
 
시몽 리브르:(자신하며 끄덕인다. 언제 이렇게 아끼게 되었는지 모를 이 어린 수도사의 뺨을 쓰다듬는다. 자신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눈이 사랑스럽다. 그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래서 영원히 내 품 안에 둘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이에 목덜미가 박혀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한 번, 두 번, 연이어 날카로운 이빨이 살갗을 찢는다. 저도 모르게 억눌린 비명을 지르며 그를 밀쳐내려 하지만 악력으로 이길 수 없다. 피가 빨려나가는 감각. 다리에 힘이 풀린다. 비틀거리며 루이를 붙든다.)
루, ... ...
 
루이 뒤모레:(시몽의 팔을 재빠르게 잡아당겨 그의 몸을 자신에게 기대어 놓는다. 남의 집 정원에서 이렇게 그를 끌어안고 있을 생각는 없었는데... 이래서야 자신이 그를 죽이기라도 한 것 같지 않은가? 시몽을 부축해 인적이 드문 정원 구석으로 이동한다.)
 
시몽 리브르:하, 흐억... (그에게 기댄 채로 숨을 몰아쉰다. 눈꺼풀이 빠르게 떨린다. 맥은 천천히 돌아오고, 떨리는 숨소리는 곧 웃음소리로 바뀐다.) ...하, 하하. 너도 제법, 충동적인... (몇 번 콜록이다) ...충동적인 면이 있는걸.
 
루이 뒤모레:(되살아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힘이 들었다. 루이는 그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그를 가만히 끌어안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니까요. (등을 두드려주며 안색을 살핀다) 기분이 어때요?
 
시몽 리브르:(기댄 채로 길게 숨을 내쉬다가, 고개를 기울여 귓가에 머리를 툭 기댄다.) 아주 좋아. 그것보다... 움직이는 게 좋겠군. 붙잡히면 괜히 시간만 뺏기니 말이야.
 
루이 뒤모레:...? (망부석처럼 앉아있다...) 이대로 집에 가려구요?
 
시몽 리브르:설마 더 있고 싶어? 지금... (슬쩍 고개를 든다.) 한창 술래잡기 중일 거야. 식사 후에 바로 시작한다고 했거든. 빠져나가기 좋은 때지.
 
루이 뒤모레:술래잡기... (처음 만난 사람들과 술래잡기라... 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 와서 놀다만 가네요.
 
시몽 리브르:그래도 부인의 방을 뒤져봤잖아. 내가 아니었다면 못 들어왔을 텐데. 응? (씩 웃고 손을 잡아끈다.) 자, 몰래 빠져나가자고. 마차도 저기 있고.
 
루이 뒤모레:그래요... 뭐,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증거를 찾을 수 있겠죠. (마지못해 몸을 일으키고, 순순히 이끌려간다.)
 
시몽 리브르:그렇겠지. (적당히 대답하고 마차로 간다. 기다리고 있던 마부에게 자신의 저택으로 가라 이르고 마차에 오른다.) 자, 타지.
 
루이 뒤모레:(아쉬운 듯 저택을 한번 돌아보고, 그대로 마차에 올라탄다.) 기분은 어때요?
 
시몽 리브르:너는?
 
루이 뒤모레:글쎄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말꼬리를 흐리다가) 달라졌는데 제가 못 알아채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시몽 리브르:흠... (옆자리로 옮겨앉아 뒷목을 감싸고, 가볍게 입을 맞춘다. 긴 속눈썹을 느리게 깜빡이며 바라본다.) ...이러면?
 
루이 뒤모레:(갑작스러운 입맞춤에 굳어버린 것도 잠시, 겨우 의연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두근대는 것 같기도 하고... ...백작님은 어떠신데요.
 
시몽 리브르:음, 좋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모습에 작게 키득거린다.) 내가 뭐랬어. 그리고 이제 백작님이라고 부르는 건 관두지 그래? 슬슬 이름이 듣고 싶군.
 
루이 뒤모레:백작님이 더 듣기 좋지 않나요? 뭔가 더... 있어 보이잖아요.
 
시몽 리브르:듣기 안 좋아. 어서, 응?
 
루이 뒤모레:(막상 그의 이름을 부르려니... 기분이 이상한 건 왜일까? 흔한 이름인데 말이다. 나이가 많아서?
잠시 동안 침묵하던 루이는 결국 시선을 내리깐 채 입을 열었다.) ...시몽... 백작님.
 
시몽 리브르:(잠깐 사이를 두고 튀어나오는 호칭에 푸핫 웃어버린다.) 노력했군.
앞으로 더 노력해봐.
 
루이 뒤모레:앞으로요... (분명히 뱀파이어는 같은 뱀파이어를 사랑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게 모든 애정이 전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었던 걸까? 아니면, 사실 그와 자신이 하던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던 걸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피식 웃는다) 그렇게 이름을 듣고 싶으시다면야... 제가 노력을 해야죠.
 
시몽 리브르:이름 하나 듣는 게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어. (여전히 웃는 얼굴로 창밖을 내다본다.) 아, 다 왔군.
 
창밖을 내다보면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성이 보입니다.
 
4층으로 지어진 고딕 양식의 성은 한눈에 압도되는 크기입니다.
 
마부는 마차 문을 열고, 마차에 걸려있던 은 램프를 들고 앞장섭니다.
 
시몽 리브르:그나저나 군말도 없이 따라왔군. 고마워.
 
루이 뒤모레:됐어요. 어디든 아는 사람이 있는 곳이 낫죠. 거기 더 있었으면 지루해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대강 대꾸하고는 마부와 시몽을 따라 걷는다)
 
시몽 리브르:널 죽일 정도라니 대단한 모임인걸. 자, 방으로 안내하지.
 
시몽은 당신을 성 안으로 안내합니다.
 
두 사람은 긴 계단을 올라 4층 깊숙한 복도에 다다릅니다.
 
복도는 무척 어둡고, 촛대는 드문드문 걸려 있습니다.
 
: 긴 복도에는 수많은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귀신 나올 것 같아요. (복도에 가득한 초상화를 둘러본다...)
 
: 관찰 판정 해봅시다!
 
루이 뒤모레: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몽 리브르:아, 그런 걸 무서워했나?
 
당신은 어두운 불빛 사이로, 복도에 걸린 초상화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하나, 둘, 셋… 초상화의 얼굴은 전부 불에 그을려 있습니다.
 
훼손되었으나 모두가 제자리에 그대로 걸려 있군요.
 
...
 
시몽은 가장 넓은 방을 내어줍니다.
 
물을 데울 수 있는 화로와 욕조가 딸린 곁방이 있어 무척이나 편리해 보입니다.
 
: 벽난로에는 벌써 불이 때워져 있고, 은은한 향기로 미루어 볼 때 사과나무 장작을 태우고 있는 듯합니다. 과실을 맺을 수 있는 나무를 베어 말린 장작이라니… 원체 사치스러워 그런 걸까요, 호의를 베푸는 걸까요.
 
시몽 리브르:여기서 자고 가도록 해. 늦었으니.
 
루이 뒤모레:어른들이 걱정하실 텐데... (걱정스러운 듯 중얼거리면서도 몸은 침대로 향하고 있다) 편지라도 한 통 보내주세요.
 
시몽 리브르:이 밤에? 편지보다 네가 더 빨리 도착하겠지. 아, 잠옷은 옷장에 있어.
 
루이 뒤모레:(몸을 일으켜 옷장으로 향한다) 여긴 누구 방이에요?
 
시몽 리브르:네 방. (침대에 걸터앉아 지켜본다.)
 
루이 뒤모레:? 저도 모르는 곳에 방이 하나 더 생겼네요. 생일선물인가... (중얼거리며 잠옷을 주섬주섬 꺼낸다. 그리고... 시몽의 눈치를 본다.)
 
시몽 리브르:생일선물이 이렇게 소박할 리가. 그렇지, 뭘 받고 싶어?
 
루이 뒤모레:(소박...? 그렇구나... 잠옷을 손에 쥔 채 다시 침대로 올라간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아무거나 주세요. 백작님이 주고 싶은 걸로.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대꾸한다. 생일선물 이야기를 들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시몽 리브르:흠, 널 만족시킬만한 걸로 고민해보지. 그런데 그건... 뭐 두르고 잘 건가?
 
루이 뒤모레:백작님이 나가셔야 옷을 갈아입든 말든 하죠.
 
시몽 리브르:이대로 앉아 있으면 볼 수 있나 했지. (웃으며 일어난다.) 그럼 아침에 보지. 잘 자.
 
루이 뒤모레:전 이대로도 편하게 잘 수 있는데요. (장난스레 대꾸하고는) 내일 봬요. 체질도 바뀌셨는데 푹 주무시고...
 
시몽 리브르:체질이라. 틀린 말은 아니군. 그래... 너도. (문간에서 인사하고, 문 닫고 나간다.)
 
루이 뒤모레:(시몽이 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잔다...)
 
창을 가린 커튼 너머로 밝은 달빛이 느껴집니다.
 
당신은 곧 잠에 빠져듭니다.
 
...
 
<정신> 판정
 
루이 뒤모레:
정신
기준치: 45/22/9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어둡고 거대한 형상이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주 같은 목소리.
 
기이하고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귓전에서 속삭입니다.
 
“거짓말쟁이 노스페라투, 그는 … …”
 
반복해서. 다시 반복해서…
 
...
: 잠에서 깨면, 아직도 귓가에서 목소리가 맴도는 것 같습니다. San 0/1.
 
루이 뒤모레: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
 
그때… 옆에서 숨소리가 들립니다.
 
언제 들어왔는지 시몽이 당신의 곁에서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그 역시 악몽을 꾸는 듯,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서.
 
: …그에겐 미안하지만, 시몽이 잠든 사이 성을 좀 둘러볼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그의 이상행동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뒤척이다 그런 건지 그의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가 빠져나와 있습니다. 따로 열쇠로 잠가 놓을 정도로 남을 들이지 않는 방이 따로 있는 모양이죠?
열쇠는 총 세 개입니다. 이 넓은 저택을 전부 볼 수는 없으니 열쇠가 맞는 방들만 확인해도 좋겠습니다. 1층부터 4층까지, 어느 곳부터 둘러볼까요?
 
루이 뒤모레:(보통 중요한 것들은 꼭대기 층에 있는 법이었다. 열쇠를 슬그머니 훔쳐서... 4층으로 가본다)
 
4층
 
지난밤 지나쳐온 복도에는 여전히 수상쩍은 초상화들이 걸려 있습니다.
 
문을 하나씩 밀어보면, 복도 끝에 잠긴 문이 하나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열쇠를 하나씩 끼워 맞춰본다)
 
가장 크고 화려한 열쇠가 찰칵, 맞아들어갑니다.
 
문을 열어보면...
 
: 간밤에 불을 전혀 때우지 않았는지 냉기가 감도는 방입니다. 소파나 침대는 고급 목재를 사용했고, 가문의 문장이 크게 천장을 수놓은 것이나, 방의 전체적인 취향을 고려했을 때 이곳은 시몽의 방인 것 같군요.
벽에는 진열장이 걸려있고, 침대맡에는 길쭉한 서랍이 보입니다.
 
루이 뒤모레:(진열장으로 가본다. 과연 시몽의 취향은 무엇일지...)
 
: 고가의 물건들, 보석들, 장식품들이 놓인 진열장입니다. 진열장 문과 선반 사이에 무언가 걸려 있네요.
 
루이 뒤모레:(뭘까... 들여다본다)
 
: 틈새에 걸려 뭔지 잘 안 보이네요. 열어볼까요?
 
루이 뒤모레:(열어본다!)
 
: 진열장 문을 열면 툭, 무언가 떨어집니다.
 
루이 뒤모레:? (줍는다)
 
: 주워들면 저릿하게 따가운 감촉이 스칩니다. 이건… 은제로군요.
가운데 사파이어가 박힌 은 목걸이입니다.
수집품일까요?
 
루이 뒤모레:(수집품이겠지... 선반 위에 잘 놓아둔다)
 
: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잘 놓였습니다.
이제 어디를 살펴볼까요?
 
루이 뒤모레:(생각보다 별 게 없네... 이번엔 서랍을 열어본다)
 
: 맨 위 서랍을 열어보면, 각종 잡동사니들 사이에 벨벳 장식된 선물상자가 하나 보입니다. 내용물은 없습니다.
나머지 서랍도 하나씩 열어보면… 마지막 서랍은 잠겨 있네요.
 
루이 뒤모레:(열쇠를 또 꽂아본다...?)
 
: 맞는 열쇠가 없습니다.
뜯어볼까요?
 
루이 뒤모레:(굳이 뜯어봐야 하나... 하지만 뜯는다)
 
: 근력 판정!
 
루이 뒤모레: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손쉽게 서랍을 뜯어버립니다.
 
뱀파이어의 근력.
 
: 행운 판정도 해주세요!
 
루이 뒤모레:
기준치: 54/27/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서랍을 뜯어보면, 일기가 들어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뜯은 탓인지 떨어진 페이지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페이지를 집어들면,
멍청한 실수를 하다니. 내 이야기를 듣자마자 뱀파이어들은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공격하지 않은 놈들도, … …
 
...당신 말고도 다른 뱀파이어를 만난 적이 있던 걸까요?
 
루이 뒤모레:(다른 페이지들도 볼 수 있나?)
 
: 이리저리 뒤섞인 페이지들을 들춰보면, 매일 쓴 것이 아닌지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장부처럼 보이는 페이지도 있네요. 잘 정리하는 스타일은 아닌가봅니다.
 
루이 뒤모레:(괜히 멀쩡한 서랍만 부쉈군... 최대한 원상복구(?)를 해두고 방을 나선다)
 
: 닫혀있는 모습이 아주 멀끔해 보입니다!
*한 층씩 내려가며 조사할 수 있습니다. 층 당 조사포인트는 한 방씩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이번엔 3층으로 내려가본다...)
 
3층
 
연회장과 사용인들의 방이 있는 3층입니다.
 
연회장 옆에 잠긴 문이 하나 있습니다.
 
중간 크기의 열쇠를 꽂아넣으면 달칵, 문이 열립니다.
 
: 드레스룸에는 수많은 연미복과 화려한 옷들이 옷장을 채우고 있습니다. 한쪽에는 넥타이, 브로치, 반지 등이 보관되어 있고, 선반에는 향수들이 쭉 진열되어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옷장을 살펴본다)
 
: 관찰 판정 해주세요!
 
루이 뒤모레: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시몽이 전날 파티에서 입었던 복장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옷의 등 부분이 약간 뜯겨 있습니다. 다시 입진 못하겠네요.
 
루이 뒤모레:(왜 뜯긴거지? 한번 살펴본다)
 
:손으로 쥐어뜯긴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실밥이 터져 있네요.
 
루이 뒤모레:(어제 시몽이 옷을 뜯었었나... 옷을 다시 걸어놓고 선반을 살펴보러 간다)
 
선반에는 향수병들이 쭉 진열되어 있습니다.
 
:놓인 향수병 하나를 열어보면 진한 살 내음이 풍깁니다.
... 살 내음?
향수의 향은 실로 짙습니다. 다른 향수병도 모두 같은 향입니다.
굳이 평범한 살냄새를 풍기는 향수를 이렇게나? 이상한 취미입니다.
 
루이 뒤모레:흠... (사람을 갈아 넣은건 아니겠지... 향수병을 다시 올려둔다)
(더 볼 게 없다면 이번엔 2층으로 향해본다...)
 
당신은 2층으로 내려갑니다.
 
2층
 
2층에는 손님방이나, 집무실, 서재 등 평범한 방만 배치되어 있습니다.
 
창문 너머로는 어느새 어스름하게 아침이 밝아옵니다.
 
저택의 하루를 준비하는지 위층에서 분주한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저 살펴보려면 서둘러야겠군요.
 
루이 뒤모레:(집무실로 한번 들어가본다!)
 
:평소에 쓰는 집무실인지 가운데 책상이 놓여 있고 책장에는 책들이 몇 권 꽂혀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집무실이네요.
 
루이 뒤모레:(이번엔 서재로 이동해본다...?)
 
:역시나 평범한 서재입니다.
듣기 판정 한번 해볼까요?
 
루이 뒤모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루를 준비하는 발소리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시몽의 목소리군요. 당신을 찾는 것 같아요.
 
루이 뒤모레:... (이 꼴을 들키면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멀어질 때까지 조용히 숨어있는다)
 
:아니면 아래층으로 내려가볼까요?
여긴 달리 잠긴 방도 없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루이 뒤모레:(사람들이 멀어지면 슬금슬금 내려가본다...!)
 
1층
 
웅장한 계단이 양옆으로 늘어진 1층은 실로 화려합니다. 아무래도 손님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장소니까요.
 
넓은 계단 뒤로 작은 불빛이 새어드는 것이 보입니다.
 
루이 뒤모레:(어떤 방들이 있나 둘러보면...?)
 
:1층에는 응접실을 제외하면 달리 방이 없습니다.
계단 뒤쪽이 조금 신경 쓰이긴 하네요.
 
루이 뒤모레:(계단 뒤쪽으로 가본다...)
 
가까이 가보면 작은 창이 난 문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창에는 색색의 유리를 이어붙여 안쪽이 보이지 않습니다.
 
루이 뒤모레:오. (새로운 문 발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문고리를 돌려본다.)
 
문은 잠겨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나머지 두 열쇠를 맞춰본다)
 
가장 작은 나무열쇠가 문에 꼭 맞아 들어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곳은... 예배당이군요.
 
:벽마다 그려진 성화, 닫힌 벽을 밝히는 은 촛대. 일자로 정렬된 대리석 의자들과 높게 세워진 강단과… 바닥에 떨어진 십자가. 겉보기에는 평범한 예배당일 뿐입니다.
그러나 어째서일까요? 보통의 예배당이라면 느껴져야 할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신의 수도원만큼이나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루이 뒤모레:(신도들이 없어서 그런걸까? 왠지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앞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성화들을 구경한다)
 
:교육 판정 해주세요!
 
루이 뒤모레: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찬찬히 벽화를 살펴봅니다.
 
주 예수의 은혜를 그려 마땅한 성화는, 당신이 익히 봐왔던 것과는 다릅니다.
 
은근히 배치된 모욕적인 상징들, 염소의 뿔과 나무에 걸린 뱀...
 
예배당에 있을만한 그림은 아니군요.
 
<정신> 판정
 
루이 뒤모레:
정신
기준치: 45/22/9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성화를 보고 있으면 이상한 기시감이 듭니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그림 같습니다.
 
아니 이곳에 와본 것 같아요.
 
기억은 흐리기만 합니다. 떠오른 것은 설전을 펼치는 당신과 시몽의 모습.
 
그리고 문을 박차고, 이별을 고하며 나간 건…
 
시몽이 아닌 당신이었습니다.
 
: 남의 것마냥 낯선 기억에 San 0/1.
 
루이 뒤모레: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문득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여전히 목마르다는 사실. 갈증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예배당이라 그런 걸까요.
 
루이 뒤모레:(대체 이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왜 갑자기 이상한 기억이 떠오르는 건지, 왜 아직도 목이 마른건지... 자신이 기억이 맞긴 한가? 어떻게 기억을 까맣게 잊고 있었을 수가 있지? 그의 탓을 해대는 자신을 보고 시몽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부끄러워진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 같다. 가만히 서서 마른 세수를 하다가 강단으로 향한다. ...아무래도 시몽을 마주치기 전에 혼자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오랫동안 출입이 없었는지 먼지가 쌓인 강단입니다. 강단 위에 종이 한 장이 굴러다니고, 강단 나무판자 위에는 무언가 적혀 있습니다.
 
루이 뒤모레:(나무판자 위에 적힌 글씨를 읽어본다. ...읽을 수 있나)
 
나무판자에 새겨진 글씨는 아주 오래된 언어입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알 수 없는 오래된 제국의 언어 말입니다.
 
하지만 수도회에 속한 당신에겐 익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스페라투, 그것은 죄를 지고도 신의 힘을 빌려 더 큰 죄를 지으려 들었던 죄인의 이름이고, 피를 먹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름이고, 또한, ‘바라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한 자의 이름이다.
노스페라투, 그들은 어둠의 주민 중에서도 시궁쥐라 불리는 인물, 차가운 피에 반기를 들고 오래된 저주를 거부하는 인물. 자신과 같은 차가운 심장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
나, 툴즈차의 명을 받아 예언하건대, 감히 신이 내린 힘을 ‘사랑’의 이름으로 거부하려 할 때, 보름달이 뜨는 밤, 그의 연인이 떠나갈 때에, 생을 또한 같은 신의 이름으로 거둘 것이다.
 
루이 뒤모레:(어제 읽었던 것과 비슷한 내용인 것 같다... 의미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보름달이 뜨는 밤에 죽는다는 뜻인가? 공부를 더 열심히 했었어야 했는데... 한참동안이나 글귀를 노려보던 루이는 곧 시선을 거두고, 강단에 둘러다니던 종이를 훑어본다.)
 
당신은 종이를 훑어봅니다.
 
자세히 보니 종이가 아니라 편지군요.
 
:나의 루이,
살면서 누군가에게 진실로 사랑한다 말하게 될 줄 알았을까.
내가 진실한 사람이라고는 하지 않겠어. 너무 오래 가장해 온 사람은 결코 자신에게 온전히 진실해질 수가 없는 법이거든.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자신하지. 하늘 아래 그 누구도 나보다 더 널 사랑하지 못할 거야. 죽은자들이 부활하고 세상 모두가 심판 받는 그날까지,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할 거야.
...
 
그 뒤로는 이것저것 적다가 지운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쓰다 만 편지인가 봅니다.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돌아보지 않아도 이곳에 올 사람은 한 명 외엔 달리 없습니다.
 
시몽 리브르:한참 찾았어.
 
루이 뒤모레:아, 오셨어요. (놀란 기색을 겨우 숨긴 채 편지를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의 얼굴을 보니 자신이 망가뜨리고 온 그의 서랍과, 자신이 훔친 열쇠꾸러미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마치 어제의 그 식사자리로 다시 돌아간 것만 같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시몽 리브르:일어났더니 없어서 말이야. 말도 없이 가버렸나 한참 찾았지. (편지를 내려두는 모습을 곁눈질로 살피고 손 내민다.) 자.
 
루이 뒤모레:안 그래도 이제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어색하게 손을 잡는다)
 
시몽 리브르:? 돌려줘야지. 내 열쇠. (웃으며 손 위에 얹어진 손을 잡고 흔든다.)
 
루이 뒤모레:...안녕히 계세요. (열쇠꾸러미를 시몽의 손 위에 턱, 올려놓고 빠르게 걸어 나간다. 저주라도 받은건지... 왜 이런 일만 생기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시몽 리브르:어디 가? 이리 와야지.
 
루이 뒤모레:열쇠 드렸잖아요...
 
시몽 리브르:그래서 뭐, 가겠다고? (길다란 의자에 앉아 옆자리 손짓한다.)
 
루이 뒤모레:(시몽을 슬쩍 돌아보고는, 말없이 그의 옆으로 가서 앉는다) 어른들이 걱정하신다니까요... (조용히 바닥을 쳐다보다가) 일부러 훔친 건 아니었어요.
 
시몽 리브르:저런... 실수로 훔친 거군. (열쇠를 주머니에 넣는다.) 됐어. 갈 땐 데려다주지. 제법 거리가 있으니까.
 
루이 뒤모레:그... 렇죠. 실수로 훔친거죠. (어색하게 웃으며 시몽의 눈치를 살핀다. 혼이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킨다) ...갈까요?
 
시몽 리브르:음. (끄덕이다 일어나는 걸 보곤 팔을 붙잡는다.) 아니, 하나 말해줘야 할 게 있어.
 
루이 뒤모레:(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본다)
 
시몽 리브르:아직 날 사랑하나? ...이대로 또 도망가버리는 건 아닌가 해서 말이지.
 
그 순간 어떤 음성이 당신의 머릿속에 메아리칩니다.
 
또렷히, 당신을 찔러 옵니다.
 
거짓말쟁이 노스페라투, 그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미소짓는 얼굴은 무슨 속셈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시몽 리브르:응?
 
루이 뒤모레:(시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백작님은 어떠신데요?
 
시몽 리브르:알잖아.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많이 말하진 않은 것 같군. 사랑해.
 
루이 뒤모레:전 잘 모르겠어요. 뱀파이어는 동족을 사랑할 수 없잖아요. (자신감 없이 대꾸하고... 시몽의 표정을 뜯어본다. 그의 말은 진심인가?)
심리학
기준치: 40/20/8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그는 미소지으며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세 번 물리고 나면 인간은 예외없이 뱀파이어가 됩니다.
 
그리고 뱀파이어는 결코 당신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가 어떤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당신에게 돌아온 것은 맞겠지요...
 
시몽 리브르:하지만 너는 날 사랑하잖아. 여전히... 그렇지?
 
루이 뒤모레:그렇죠... 뭐. (이걸 꼭 제 입으로 말을 해야 하나? 왜 계속 이렇게 낯부끄러울 일만 생기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저도 모르게 뒷머리를 매만진다.) 적어도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으니, 여전히 백작님을 사랑하는 모양이에요.
 
시몽 리브르:바라던 대답은 아닌걸. (앉으라는 듯 팔을 아래로 끌어내린다.) 싫어하지 않는 건가? 더 자세히 말해줘.
 
루이 뒤모레:음. (고개를 끄덕이고는 순순히 그의 곁에 앉는다) 뭘 어떻게 더 자세히 말하라는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백작님을 싫어하지 않고, 사랑해요. (만족스러운 대답인가, 싶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시몽 리브르:(대답을 기다리다가, 서툴게 튀어나오는 대답에 만족스럽게 웃는다. 드디어 조금의 불안도 없이. 걸리적거리는 것을 모두 치워낸 웃음은 시원하고 만족스럽다. 언제나와 같은 눈빛으로 루이를 바라본다.) 한 번 더.
 
루이 뒤모레:(대체 뭘 한 번 더 하라는건지... 설마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 더 하라고? 당장이라도 수도원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한숨을 푹 내쉰 루이는 한참동안이나 눈을 내리깐 채 땅바닥을 노려본다. 정말 별 것 아닌 말을, 단순히 한 단어에 불과한 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가 왜이리 힘이 드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답해주지 않는다면, 그가 영영 자신을 붙들고만 있을 것 같다.) ...사랑해요. 백작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겨우 내뱉는다. 여전히 시선은 낡은 바닥에 고정한 채다. 괜히 어색한 기분이 들어, 루이는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재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살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이렇게 많이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시몽 리브르:설마! (마지못해 고백하는 모습도, 웃음기 어린 말도 기꺼워 크게 웃는다. 그래, 이걸 바란 것이다. 이 아이를. 불확실한 모험을 한 보람이 있었던 것이다!)
 
당신의 답을 들은 시몽은 다시 한번 웃으며,
 
당신의 뺨에 입술을 꾹 누릅니다.
 
지독하게 검붉은 빛이 두 사람을 감쌉니다.
 
아.
 
어떤 저주가 풀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피에 묻은 저주. 당신을 향한, 당신의 일족을 향한, 케케묵은 원한.
 
당신은 문득, 심장에 도는 피가 차갑지만은 않다고 느낍니다.
 
아니 그 말을 입 밖에 낸 순간부터.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사랑받지 못한 뱀파이어, 메피스토 노스페라투...
 
그것은 당신이 아닌 저 자의 이름이었군요.
 
노스페라투, 거짓말만 늘어놓는 나의 연인이여.
 
그럼에도, 그리하여,
 
비로소,
 
나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END 5_Finally, You Get to Love Me.
 
:루이 뒤모레, 시몽 리브르 생존
생존 보상 이성+1D6.
루이는 시몽의 바람대로, 같은 차가운 피가 흐르는 그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사랑 이야기는 영원하였나요? 또 무엇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나요?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알잖아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결국 함께하고 말 것입니다.